[더불어 사는 경영] 사회공헌은 이제 생존전략


"총선 이후 기업들마다 반기업 정서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에 지혜를 모으고 있습니다."(S그룹 L임원)


이렇듯 사회공헌활동 아이디어 찾기에 골몰하던 재계는 최근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가 발생하자 범재계 차원의 지원활동에 나섰다.
삼성이 30억원의 성금을 기탁하는 등 주요 기업들이 1백억원대의 성금을 북측에 전달키로 한 것.


대한항공은 생활필수품 80t 정도를 실을 수 있는 화물전용 항공기를 무료로 지원한다.


CJ는 설탕과 '햇반' 등 1억원 상당의 식품 및 의약품을, 대상(주)은 4천5백만원 상당의 환자용 특수영양식 '뉴케어' 1천상자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북한에 지원했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은 자선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을 북한 피해 복구 성금으로 내기로 했다.


재계의 이같은 발빠른 움직임은 용천 피해주민 돕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 국민적 신뢰를 얻기 위해서다.

[] 사회공헌으로 기업가치를 높인다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경쟁력 제고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다.


돈만 많이 버는 기업이 아니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이 돼야 진정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사회공헌을 많이 하면 할수록 기업 이미지가 개선되고 지역사회나 소비자의 호응을 얻을 수 있으며 우수 인재를 유치할 수 있다.


이는 곧바로 매출 증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것.


미국의 학계에서는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의 재무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사회공헌을 많이 하는 기업일수록 이익을 많이 낸다는게 일반적인 인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 20대 기업이 9천억원을 집행한다


재계는 '투자' 개념인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돈 `씀씀이를 20% 늘리기로 하는 등 '나눔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 4월초 2백50여명의 대기업 임원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기업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사회적 책임 실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20대 기업들은 소년소녀가장이나 독거노인 등 소외 계층을 돕는데 쓸 사회공헌비 규모를 지난해보다 21.2% 늘린 8천9백60억원으로 잡았다.


한전은 전년도 25억원보다 25배 이상 늘어난 6백94억원, 삼성은 전년대비 12.0% 증가한 3천9백80억원, LG는 전년대비 22.7% 늘어난 8백37억원, KT&G는 1백10.4% 증가한 1백23억원, 두산은 28.2% 증가한 1백억원, 신세계는 38.9% 증가한 1백억원을 각각 사회공헌비로 지출키로 했다.



[] 사회공헌내용도 다양화된다


불우이웃 돕기 성금 기탁이나 예술ㆍ스포츠ㆍ교육 후원, 환경보호 등 '시혜적' 차원의 지원에 그쳤던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요즘 임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자원봉사 등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고객 및 지역사회와의 유대관계 강화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국내 기업 최초로 임직원의 자원봉사 지원제도를 도입한 삼성은 올해 연인원 48만3천명이 불우이웃 장애인 노인 등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에 힘을 주는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LG는 올해 5개 재단을 통해 문화 복지 교육 환경 언론 등 5개 전문 분야별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공익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지속가능 경영과 연계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SK는 지난해 'SK사태'로 실추된 기업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복지재단 설립을 검토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기업의 존속을 위해서 위해 경제적 책임 말고도 사회공헌, 협력사와의 상생 등으로 기업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기업 기부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