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저축하자] 제2부ㆍ끝 : (5) KLCI 지수의 투자지침

광고회사에 다니는 A씨는 요즘 여윳돈 1천만원에 적합한 투자처를 찾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에 넣자니 금액이 너무 적고 연 3~4%대인 은행금리는 성에 차지 않는다.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렸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이미 60만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라'라는 격언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런 고민을 하는 투자자에게 우선 자신의 목표 수익률을 정하라고 조언한다. 다음은 장기투자에 적합한 대상을 찾고, 적립식으로 매달 일정금액을 투자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권유한다. 대우증권의 한국대표기업(KLCI)지수는 그 해법 중 하나다. KLCI지수는 국내 우량기업 20개사를 묶어 만든 것이다. 이 지수는 펀더멘털이 우수하면서도 높은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 부장은 "외국인이 전체 투자액의 60%를 KLCI20사에 쏟아붓고 있을 만큼 이 지수에 대한 신뢰성은 높은 편"이라며 "국내 투자자에게 훌륭한 투자지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 지수를 모의 운용한 결과 안정성과 수익성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2000년 1월4일 이 지수를 벤치마킹한 펀드에 투자해 지난 26일까지 4년여간 보유했을 경우 종합주가지수에 연동된 상품보다 56.4%의 초과수익을 낸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고수익을 얻으려면 투자 시한을 길게 잡아야 한다. 지난 1990년 시가총액 상위 5개사에 투자했더라도 처음 2년 반 동안은 마이너스 수익을 내 평가손이 최대 50%에 이르렀다. 본격적으로 수익이 나기 시작한 것은 3년 정도 지나서부터였다. 홍 부장은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도 투자효과를 보려면 적어도 3년의 여유는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 타이밍을 놓쳐 생길 수 있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적립식 투자가 대안이다. 매수시기를 분산해 장기적으로는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몫돈 만들기에도 유리하다. 정기적금에 매월 1백만원씩 투자, 1억원을 만들려면 평균 86개월이 소요된다. 반면 KLCI 등에 투자하면 평균 52개월이면 가능하다. 종합주가지수에 투자해도 평균 79개월을 기다려야 1억원을 만질 수 있다. 대우증권이 최근 KLCI지수를 적용하면서도 적립식 성격을 강화한 '마스터랩 자녀사랑 메신저'를 발매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