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차이나쇼크'] '초긴축' 발언 왜 나왔나

차이나 쇼크로 세계경제가 성장 둔화에 직면할 것인가.


원자바오 중국총리의 초긴축 발언으로 국제 금융 및 원자재 시장이 폭락하자 중국발 세계경기 후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연간 9%대의 고성장으로 세계경제 회복을 이끌어온 중국 경제가 한풀 꺾일 경우 세계 전체의 성장속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유럽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고, 구리 알루미늄 금 곡물 등 원자재 값이 폭락한 것도 '중국의 초긴축 정책-중국 경제 급랭-세계경제 성장 둔화-원자재 수요 급감'의 우울한 예상 때문이었다.

◆ 잇달은 경기과열 진정책


중국 정부는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에 때를 맞춰 상업은행들에 다음달 1일까지 기업들에 대한 신규대출을 금지하도록 지시했다.


또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국의 주요 은행 일선 지점들을 대상으로 대출현황 일제조사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시멘트 철강 알루미늄 업종에 대해서는 자기자본 비율이 45%를 넘을 때만 신규대출을 허용하는 제한조치를 취했다.


지난 25일부터는 시중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기존 7%에서 7.5%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일련의 경기억제책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다는데 있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이 9.7%로 지난해의 9.1%를 웃도는 등 진정기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가 강력한 초긴축정책을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최후 수단인 금리 인상보다는 기업의 투자제한, 일부 업종에 대한 신규 대출중단 등의 추가 조치로 버블화를 막으면서 경제 연착륙을 유도해 나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중국발 세계경기 둔화 우려


국제통화기금(IMF)과 유엔 등 국제기구들은 최근 올해 세계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세계경제가 동반 회복의 문턱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고도 성장을 하는 중국 경제가 앞에서 이끌어준 덕이었다.


미국 일본 동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수출 급증 및 투자 확대로 회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과열 억제책으로 성장세가 꺾이면 세계경제 성장세도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9%대에서 7% 이하로 급락할 경우 세계 각국의 중국 수출 및 투자가 급감하면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성장률이 2%포인트 낮아지면 세계경제의 평균 성장률은 0.5%포인트 둔화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 중국 경제, 연착륙에 성공할까


현재 중국 정부의 과열 억제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하다.


따라서 올 하반기에는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미스바니증권의 이코노미스트 클라크 웨스트먼트는 "하반기에 중국의 성장률이 8% 초반으로 둔화되면서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성장률이 7% 이하로 급락하는 경착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의 고도 성장 지속과 그에 따른 위안화 평가절상을 노리고 대거 유입된 국제 핫머니가 경기 억제 정책의 영향으로 일시에 빠져 나갈 경우 '중국 증시 대폭락-은행 도산 사태-경기 급랭'의 버블 붕괴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노동절 연휴 기간이 끝나는 오는 5월7~8일께 추가 경기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 중국 경제의 향방이 좀 더 정확히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