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산토스'] (인터뷰) 포나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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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는 영원한 제품(hard product)만 만듭니다.아버지가 아들에게, 그 아들이 또 아들에게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도록 아름다움과 가치가 변하지 않는 제품만 추구하지요."
'산토스'시계 런칭 1백주년 기념식장에서 만난 베르나르 포나스 까르띠에 회장은 '까르띠에'의 브랜드 파워 비결을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품철학으로 설명했다.
"품질이 낮으면 아무리 좋은 디자인도 고객으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는 그는 "항상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온 것이 까르띠에가 '왕의 보석상,보석상의 왕'으로 평가받고 있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포나스 회장은 변하지 않는 것을 중시하는 '보석상'답게 패션에 대한 생각도 남달랐다.
"패션은 늘 변합니다.넥타이 폭이 좁아지기도 하고 넓어지기도 하지요.최고의 스타일로 극찬받는 셔츠도 시간이 지나면 구식이 되고요.신발은 더합니다.낡고 닳아 아예 없어지고 마는 것이지요."
그는 "구두나 의류는 결코 영원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흔들림 없는 브랜드 컨셉트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까르띠에가 늘 같은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산토스 시계 1백주년 기념식장에 선보인 새로운 산토스는 시장과 고객의 바뀐 취향을 반영하고 있었다.
좀 더 현대적이고 스포티하면서 큼지막해진 산토스가 많이 눈에 띄었다.
포나스 회장은 이것을 '유연성'으로 풀이했다.
"세상은 매우 빠르게 바뀌고 있어요.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성입니다.시장이 속력을 내길 원할 땐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 쏜살같이 달리고 멈춰야 할 땐 재빠르게 정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포나스 회장은 한국시장을 '특이하면서도 큰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이나 중국과는 전혀 다른 구매 패턴을 보인다는 점에서 특이하고 무한한 잠재력이 숨어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는 설명이었다.
파리=이명림 기자 jo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