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일자) 유럽의 빅뱅, 접근전략도 새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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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권과 지중해 연안 10개국을 받아들여 25개국이 뭉친 새로운 거대 유럽연합(EU)이 탄생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정치ㆍ경제적 의미가 적지 않다고 본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유럽역사상 최대의 정치ㆍ경제적 빅뱅이라고 묘사하기도 한 이번 통합은 궁극적으로 국제 역학구도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방경제를 지향하는 우리로서는 여러모로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통합으로 EU는 인구 4억5천만명,GDP 9조4천억달러로 확대되고 교역규모가 세계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거대 단일 시장으로 거듭나게 됐다. 우리로서는 무엇보다 EU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기회다.
통합의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어느정도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신규 가입국은 물론이고 기존 회원국에 새로운 성장의 동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다.
이것은 우리가 노력하기에 따라 수출확대의 여지가 더욱 증대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EU의 현행 관세율이 대부분 신규회원국보다 낮다는 점에서 EU 공동관세 적용 역시 그럴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볼 수 있다.
EU지역으로의 수출확대가 이뤄진다면 그것은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EU의 총수입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2%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중국 일본 미국시장에 비할 것이 못된다.
그런 점에서 EU확대는 우리가 수출지역을 다변화할 좋은 기회다.
최근의 차이나쇼크에서 보듯 지나친 중국 의존도로 인한 위험을 생각한다면 수출지역 다변화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EU확대는 한편으로 보면 새로운 접근전략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신규 가입국에 대해서도 EU의 환경 식품위생 표준 등 복잡한 기술규정이 적용되는 만큼 수출에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반덤핑 상계관세 등 기존 수입규제조치들이 신규 가입국으로 자동 확대되는 문제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최근 현대ㆍ기아자동차의 슬로바키아 진출이 그러하듯 투자진출 확대로 현지 생산 판매를 증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특히 신규 가입국들의 사회간접자본시설 등이 열악,향후 상당한 공공조달 발주가 예상된다는 점에서도 적극적인 현지진출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 기업들이 EU확대를 수출 증대와 동구권 공략의 새로운 기회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련정보를 정확히 파악, 세밀한 접근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그런 측면에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