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임대주택건설 '나몰라라'.."도시미관 해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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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앞으로 10년간 국민임대주택 1백만가구를 짓기로 했지만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국민임대주택 건설계획을 세워놓은 지자체는 서울(2만7백91가구)과 인천(2백50가구) 전북(5백가구) 강원(1백40가구) 등 4곳뿐으로 나머지는 건설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임대아파트 건설이 시작된 지난 9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19만5백73가구(사업승인 기준)가 건설됐지만 지자체 건설물량은 1만4백92가구로 전체의 5.5%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들 물량도 △서울(7천90가구) △경기(2천3백64가구) △광주(6백50가구) △강원(3백88가구)에 집중됐으며 나머지 10개 시·도는 건설 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94.5%(18만81가구)는 모두 대한주택공사가 지어 10가구 중 9가구 이상을 주공이 떠맡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국민임대주택 건설을 외면하는 것은 저소득자들이 대거 입주할 경우 주변 집값이 떨어지고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막연한 우려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교부는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국민임대주택에 대한 사업승인 권한을 직접 행사하는 한편 지자체들이 국민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짓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