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진주' 비제이싱 짜릿한 역전승…시즌 3승 .. HP클래식

골프에서 마지막 8개홀을 남겨두고 6타 열세를 뒤집을 수 있을까. 아무리 골프가 장갑을 벗어봐야 결과를 아는 게임이라지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비제이 싱(40·피지)이 미국 PGA투어 HP클래식(총상금 5백10만달러)에서 이같은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싱은 4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잉글리시턴GC(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몰아치며 합계 22언더파 2백66타로 짜릿한 1타차 정상에 올랐다. 시즌 3승째(통산 18승)다.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6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싱은 전반에 2타를 줄이는데 그쳤지만 후반 나인홀에서 이글 1개를 포함,5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7언더파 29타를 기록하는 '슈퍼샷'을 날렸다. 싱은 경기후 "후반 11번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은 뒤 갑자기 나에게도 우승 기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15번홀에서 이글이 아닌 버디만 기록했어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5백42야드짜리 파5홀인 15번홀에서 싱은 티샷을 3백19야드 날린 뒤 좌우에 큰 벙커가 있는 아일랜드 그린에 세컨드샷을 안착시킨 뒤 4.5m 이글 퍼트를 성공시켰다. 특히 우승을 결정지은 18번홀에서는 8m짜리 버디퍼트를 홀에 떨궈 연장전을 생각하던 필 미켈슨(34·미국),조 오길비(30·미국)를 질리게 만들었다. 싱은 지난주에도 악천후로 경기가 지연돼 월요일에 최종라운드를 펼친 쉘휴스턴오픈에서 우승한 뒤 2주연속 월요일에 우승하는 기록을 남겼다. 싱은 지금까지 월요일에 모두 4승을 따내 '월요일로 미뤄진 대회 우승 전문가'라는 별명도 얻었다. 시즌 최다승을 기록한 싱은 우승상금 91만8천달러를 보태 시즌 총상금이 4백26만여달러로 늘어나며 미켈슨(3백93만여달러)을 따돌리고 상금랭킹 선두에 나섰다. 또 세계랭킹에서도 타이거 우즈를 바짝 추격하게 됐다.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올시즌 4번째 '톱10'에 들었다. 최경주는 이날 버디 4개,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6언더파 2백72타로 공동 7위에 올랐다. 올 시즌 나흘 연속 60타대 스코어를 기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경주는 시즌 총상금이 1백19만여달러가 돼 상금랭킹 16위를 달리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