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연내 최고 2%까지 오를수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4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인상 방침을 밝힘에 따라 향후 인상시기와 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다수의 금융전문가들은 오는 8월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6월 조기인상설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연방기금금리(콜금리)가 현행 1%에서 2%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월가는 지난 3년간 13차례의 금리 인하로 초저금리정책을 유지해온 FRB가 이번 성명서를 통해 시장에 금리인상을 준비시키는 '구두 긴축(verbal tightening)'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구두긴축' 나선 FRB=FRB는 지난 3월 성명서에서 금리인상에 대해 '인내(patient)'할 수 있다고 했으나 이번 성명서에선 이를 '신중한(measured)'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앞서 1월에는 저금리를 '상당 기간(considerable period)' 유지하겠다는 기존의 표현을 삭제했다. 단계적으로 금리인상 발언강도를 높여 실제로 금리인상을 단행했을 때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FRB는 지난 94년 금리를 인상할 때 시장과의 긴밀한 교감에 실패,장기금리를 치솟게 만드는 우를 범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FRB가 이같은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 시장에 충분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FRB는 이밖에 경제동향과 관련,생산이 견실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3월보다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고용이 '부진하다'는 표현은 '늘어나고 있다'로 바꿨다. 인플레이션 역시 '아주 낮다'는 표현에서 '아주'를 삭제했으며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잘 억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표현했다. 이같은 변화는 미국경제의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는 최근의 경제지표를 반영한 것이다. 3월 소매판매는 1.8%,공장수주액는 4.3% 증가했으며 일자리는 4년 만에 최고치인 30만개가 창출됐다.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상승률은 3년 만에 가장 높은 3.2%를 기록했다. ◆8월 금리인상 유력=전문가들은 FRB가 이르면 6월,아니면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월스트리트 저널은 다음 FOMC 회의는 6월 29∼30일이지만 고용이 좋아지고 있다는 확실한 지표가 필요한 점을 감안할 때 그 다음 회의가 열리는 8월10일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디클레멘테는 "이번 여름에 금리를 올릴 것 같다"며 "그러나 과거와는 달리 아주 조심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인상폭에 대해서는 0.25%포인트로 일치하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채권형 펀드인 핌코(PIMCO)의 빌 그로스 펀드 매니저는 "FRB가 언급한 '신중한' 속도란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고 과잉설비 상태가 남아 있는 한 금리를 0.2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이날 향후 금리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20포인트 오른 10,317.20,나스닥은 11.76포인트 상승한 1,119.51로 마감했다. 달러가치는 주요통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