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동북부 분양시장 장기침체

주택경기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개발재료가 취약한 경기 동북부 지역의 분양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여주,이천,포천 등지에서 분양된 아파트들이 1년 가까이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신규 분양에서도 대거 미달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남부와 충청권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이들 지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높은 분양가와 취약한 개발재료 등으로 실수요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예일종합건설이 여주에서 분양한 '예일 세티앙'은 8개월여가 지난 아직까지 일부 중간층과 저층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이 아파트는 기존 여주시내 아파트값보다 비싼 평당 4백50만원대의 분양가를 책정,청약 당시에도 대량 미달사태를 빚었었다. 이러한 여파로 지난 3월 여주시 교리에서 분양에 들어간 영진씨앤아이 아파트도 7∼8층대의 로열층이 미분양으로 쌓여 있는 상황이다. 비교적 괜찮은 주거지역으로 꼽히는 광주지역에서 분양에 나선 업체들도 미분양 물량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대주건설의 광주시 도평리 '파크빌'은 분양 8개월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 이 아파트 역시 인근 기존 아파트보다 평당 1백50만원이나 비싼 가격에 분양됐다. 이천의 송정공인 관계자는 "실수요자가 한정돼 있고 기반시설도 취약한데 업체들이 분양가는 턱없이 높여 미분양을 자초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감안할 때 미분양 현상이 장기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분양 물량의 적체가 심화하면서 최근에는 청약에서부터 대거 미달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예일종건이 지난 3∼5일 청약을 받은 연천군 전곡읍 아파트는 3순위까지 청약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양건설이 양주시 덕계동에서 공급하는 아파트(5백8가구)도 지난 5일 접수한 2순위 청약에서까지 미달됐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