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CD 1위 대만에 뺏길수도" .. 리도 아이서플라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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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액정표시장치(LCD)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수개월안에 대만에 내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전자제품 및 반도체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아이서플라이의 최고경영자(CEO)인 데릭 리도 회장은 6일 서울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리도 회장은 "대만은 지난 몇년간 지속적으로 많은 투자를 해왔고 수개월 내 가시적인 투자성과를 거두면서 LCD 시장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LCD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거나 1위를 재탈환하기 위해선 앞으로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LCD 시장은 D램 반도체와는 달리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LCD는 향후 몇년간 놀라운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도 회장은 이어 "삼성 LG 등 한국 기업들이 지금은 LCD 외에 D램 휴대폰 등에서도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2∼3년 뒤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HP(18.8%) 델(17.3%) IBM(6.6%) NEC(5.3%) 썬마이크로시스템즈(4.7%) 등 세계 5대 바이어가 전세계 컴퓨터 부품의 53%를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이들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거대 기업의 작은 의사결정 하나에도 한국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리도 회장은 "이들 '빅5'가 삼성의 영향력과 성장세를 견제할 것"이라며 "즉 삼성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D램과 LCD에서 1위를 유지하더라도 시장점유율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앞으로 5∼10년내 LCD 시장을 대체할 기술로 떠오르고 있지만 한국이 가진 특허는 전세계 특허 중 2.25%에 불과한 것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리도 회장은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사견임을 전제로 "삼성전자의 장기 전망은 밝기 때문에 지금이 주식을 살 때"라고 밝혔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