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7일새 98P 끌어내려 .. 개인투자자 억장 무너져

"추세하락이 시작된 것인가" 6일 증시는 오후들어 급락세로 돌변했다. 오전중 10포인트 내외의 하락폭을 유지하던 종합주가지수는 오후장에서 30포인트 가까이 추락했고,오전장 강보합을 유지하던 코스닥 지수도 장후반에 20포인트 이상 밀렸다. 신성호 우리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은 "국내 증시의 체력이 약화될대로 약화됐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주도주 부재,외국인 매도로 인한 수급 불균형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증시 전체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수급이 재료에 우선한다" 외국인은 지난 4월23일부터 7일 연속 2조5천억원어치를 순매도,종합주가지수를 98포인트이상(10.5%) 끌어내렸다. 연초 수준으로 되돌려 놓은 셈이다. 시가총액도 4백13조원에서 3백86조원으로 27조원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최근들어 개인과 기관이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인 매도물량을 받아 내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프로그램 매도까지 가세,지수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매도'는 곧바로 '주가급락'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그동안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주가가 올랐던 삼성전자 포스코 삼성SDI 등 지수관련 대표주들이 동반 급락한 것은 물론 대림산업 LG생활건강 등 개별주도 하한가 근처까지 밀린게 이를 말해준다. ◆외국인 매도세의 종착역은 지금의 증시하락세가 멈추느냐 여부는 순전히 외국인의 행보에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여기에는 긍정과 부정적인 전망이 혼재돼 있다. 골드만삭스 임태섭 전무는 "그동안 외국인들이 중국특수를 겨냥해 아시아 주식을 사들였는데 중국 경기 연착륙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매수의 고삐를 죄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미국 금리의 조기인상 가능성이 굳어지면서 아시아로부터의 글로벌 자금 유출도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설 것이란 시각도 있다. 메릴린치 이원기 전무는 "2002년 4월에도 그랬듯이 외국계 펀드들이 삼성전자 등 한국 대표주들을 대거 편입하면서 한도가 꽉 차자 지수급등을 배경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해석했다. 비중조절이 끝나고 국내 주식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면 다시 매수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이 전무의 관측이다. ◆키(key)는 삼성전자에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를 향후 증시의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로 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무너지면서 하락장이 시작되는 등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6일에도 삼성전자가 외국인 매도로 장중 급락하자 종합주가도 낙폭을 키웠다. 신성호 상무는 "최근 두달동안 미국 기술주가 조정을 받는 동안 삼성전자만 유독 강세를 유지해온 데 따른 피로감이 삼성전자 급락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