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디지털은 단순한게 이긴다 ‥ 네그로폰테 美 MIT 미디어랩 연구소장


"미래 기술의 핵심은 '상식'과 '단순성'이다."


서울 디지털포럼 2004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MIT 교수는 7일 기자회견을 갖고 "휴대폰과 PC는 점차 기능이 똑똑해지고 있지만 너무 복잡해 사용하는데 불편한 점이 많다"며 "미래 디지털 산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단순성'(simplicity)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매년 1백회 이상의 강연과 기고를 통해 디지털 혁명이 몰고올 변화를 설파하고 있는 대표적인 '디지털 전도사'.


MIT 미디어랩의 창설자이자 연구소장인 그는 지난 95년 '디지털이다'(Being Digital)라는 저서에서 "원자(물질)의 시대는 가고 비트(정보)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문장으로 디지털화를 설명해 관심을 모았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이날도 "디지털 컨버전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단위인 비트와 물리적 단위인 원자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비트론'을 다시 꺼냈다.
모든 전자기기와 미디어가 비트라는 공통적인 요소를 갖게 되면서 디지털화가 시작됐고 융합도 가능해졌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휴대폰이나 PC는 너무 복잡해지고 있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며 그 대안으로 단순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네그로폰테 교수는 MIT 미디어랩에서 2가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용하기 편하고 단순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기기와 '상식이 통하는 똑똑한 컴퓨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그는 "1백달러 이하 가격대의 풀 사이즈 컬러화면 랩톱 PC를 만들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단순한 개방형 운영체제(OS)를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일이 시키지 않아도 사람이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강력한 인공지능을 가진 '똑똑한 컴퓨터'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디지털 컨버전스가 진행되면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을 분야로 '통신'을 꼽았다.


그는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인프라 없이 운영이 가능한 통신 시스템이 등장하는 것"이라며 "PC끼리 연결해 P2P 시스템을 만들어내듯 휴대폰끼리 연결되는 새로운 통신 시스템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새로운 통신 시스템은 기존 인프라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신문(newspaper)이 퇴조할 것이라는 자신의 언급에 대해 "페이퍼(paper)는 없어지지만 뉴스(news)는 앞으로도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는 의미"라며 "신문은 다른 형태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