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강봉균 vs 천정배-홍재형 ‥ 열린우리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

'강봉균 의원이냐, 홍재형 의원이냐.'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정책사령탑이 당내 대표적 경제통인 두 사람의 대결로 압축됐다. 오는 11일 실시되는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이해찬 의원이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강 의원을 지명했고 경쟁자인 천정배 의원은 홍 의원을 후보로 결정한 것이다. 강 의원은 경제기획원 차관을 거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경제수석을 지냈고 정보통신부 장관과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했다. 홍 의원은 청와대 경제비서관과 관세청장을 거쳐 수출입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을 지냈고 재무부 장관과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을 끝으로 관료생활을 마쳤다. 두 사람의 경력으로만 보면 우열을 가늠키 어렵다. 두사람 모두 재선이다. 홍 의원은 2000년 총선시 민주당 간판으로 충북 청주에서 당선됐다. 반면 강 의원은 16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성남시 분당에서 출마했다 낙선한 뒤 지역구를 지금의 전북 군산으로 옮겨 2002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이해찬 의원측은 "강 의원은 실물경제에 밝고 당ㆍ정ㆍ청을 두루 거쳐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내세웠고 천정배 의원측은 "홍 의원은 경륜과 함께 금융실명제와 부동산 실명제를 도입한 개혁파수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 의원은 7일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행정부에 있을 때 첨단에 선 개혁주의자였다"며 "경제는 안정도 중요하지만 개혁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5년 정도를 내다보고 국가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제도를 개혁하고,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환경을 제거하도록 법 개정에 속도를 내겠다"며 정부 투자사업의 조기착수 계획 등을 밝혔다. 이에 맞서 홍 의원은 "경제구조에 대한 유연성과 개방을 추진하면서 개혁과제는 개혁과제대로 추진하겠다"며 "신용보증기금 예산을 늘려 중소기업을 살리고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특히 "기업이 고용을 1명 늘리면 1백만원의 조세감면 혜택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대기업의 자회사에 대한 의결권 제한 검토 등을 제시했다. 이재창ㆍ박해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