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무에 젖은 섬…신비감이 맴돈다 .. '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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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는 많고 많은 남해의 섬들 중에 가장 큰 섬이다.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제주도 다음으로 크다.
그러나 굴곡이 심해서 해안선 길이(3백87km)가 제주도(2백63km)보다 훨씬 길다.
이 꼬불꼬불한 해안선을 따라 길이 나 있다.
그 중에서도 장승포에서 해금강을 거쳐 거제도의 최남단 여차만과 홍포에 이르는 길은 절경에 절경이 꼬리를 무는 환상의 코스다.
'동백섬'으로 알려진 지심도와 와현·구조라·학동몽돌·함목·여차몽돌 등의 아름다운 해수욕장,팔색조 도래지로 유명한 동백숲,섬 전체를 해상농원으로 가꿔놓은 외도….
차가 장승포를 벗어나 남쪽으로 향하자 길은 금세 해안선과 동행한다.
2차선으로 난 길에는 오가는 차도 별로 없다.
왼편에는 운무에 젖은 바다 전망이 자못 신비감마저 자아낸다.
"야,저 바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지세포를 지나 와현에 이르면서부터 바다쪽 경치는 점입가경이다.
비안개 속에 아스라이 보이는 내도와 외도,구조라해수욕장에서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는 윤돌도가 연거푸 눈길을 붙잡는다.
거제도와의 거리가 3백m에 불과한 윤돌도는 간조 때는 물이 갈라져 거제도와 연결된다.
다시 차를 달려 도착한 곳은 학동몽돌해수욕장.노자산과 가라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흑진주같은 몽돌해변이 멀리서 보면 검은 주단같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데도 해변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노인들까지 몽돌을 만져 보고,바다로 던져 보고,파도와 장난도 치며 즐거운 표정들이다.
천연기념물 제233호인 동백숲을 지나니 드디어 해금강(명승 제2호).원래 이름은 갈도(葛島·칡섬)다.
여기서 외도행 유람선을 탄다.
배를 타고 가까이서 보는 해금강의 기암절벽에 새겨진 형상들이 기묘하다.
3천여종의 아열대성 식물로 꾸며놓은 외도해상농원과 이 섬에서 내려다 보는 전망도 압권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관광객들을 외도로 실어나르고 있어 정성껏 가꿔놓은 농원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외도에서 나와 다시 길을 달려 다대마을을 지나 여차몽돌해수욕장에 이른다.
전형적인 어촌인 여차마을 앞에 기다란 몽돌 해변이 펼쳐져 있다.
여차 해변 위쪽에서 비포장길을 따라 5백m쯤 가면 여차전망대.여기서 내려다보는 다도해의 풍광이 참으로 빼어나다.
쪽빛 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대병대도와 소병대도,바다 위를 오가는 어선과 유람선 등의 모습이 한 폭의 풍경화같다.
거제도=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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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차를 몰고 거제도로 가려면 통영에서 거제대교를 건넌다.
서울에서 고속철도(KTX)로 부산까지 가서 배를 타고 장승포나 옥포,고현으로 가는 것이 빠르다.
하루 7회 운항하는 부산~장승포 간 로얄페리 요금은 1만6천원. 외도로 가는 유람선은 장승포,와현,구조라,해금강,도장포,학동 등에서 탈 수 있고,외도 입장료(5천원)을 별도로 내야 한다.
유람선 요금은 해금강,병대도,매물도 등을 포함하는 코스에 따라 다르다.
왕복 2시간20분 걸리는 해금강~외도 코스는 1만2천원. 장승포 한려비치호텔(055-682-5161)은 객실에서 장승포항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이 장점.해양식당(055-681-2598)의 꺽다구(뽈락의 일종) 매운탕,항만식당(055-682-4369)의 해물뚝배기도 별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