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려는 사람이 없다 .. 서울ㆍ수도권 주택경기 '꽁꽁'

주택거래신고제 시행 이후 서울 및 수도권 주택경기가 갈수록 꽁꽁 얼어붙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권과 분당은 물론 수도권 주요지역에서 아파트 거래가 완전히 끊기면서 값도 떨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가격 하락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 서울 동시분양에서도 청약 미달 가구수가 더욱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주택경기가 장기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낳고 있다. ◆거래 실종 확산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송파·강동구와 분당,서울 서초·양천구,경기도 용인 등 수도권의 대부분 지역에서 거래가 끊기고 아파트 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경우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제외돼 있는데도 반포주공 2단지 18평형이 6억3천만원에서 5억8천만원으로 5천만원,3단지 16평형도 4천만원이나 하락했고 양천구 목동일대도 사실상 거래가 끊긴 상태다. 수도권 지역도 경기도 용인의 경우 올들어 5억원을 웃돌던 상현동 금호베스트빌 66평형이 4억원까지 떨어졌으며 인천이나 남양주,하남,광명 등에서도 거래실종-호가하락 현상이 이어지면서 급매물조차 소화되지 않고 있다. 용인의 S공인 관계자는 "값을 크게 낮춘 급매물을 내놓아도 매수세가 없다"며 "올해 초 잠시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던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다시 얼어붙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값 낙폭 확대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은 가격 변동폭 없이 보합세를 보인 반면 재건축단지의 낙폭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저밀도지구가 속해 있는 서울 송파구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1주일 새 1.1%나 하락했으며 화곡저밀도지구가 속해 있는 강서구도 0.55% 떨어졌다. 특히 잠실주공,신천시영,가락시영 등 잠실일대 저층(5층)단지는 지난주에만 1.51%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 전체 재건축아파트값도 지난주 0.3% 떨어져 전주(0.16%)보다 낙폭이 더욱 커졌다. ◆동시분양 청약미달 규모 커져 올들어 서울 동시분양 1순위 청약미달 가구수도 갈수록 늘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 4차 동시분양 일반 1순위 청약접수 결과 9백26가구 모집에 1만1천4백8명이 신청해 평균 12.3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총 16개 단지 중 청약이 마감된 단지는 금호동 푸르지오,LG 서초자이,서초동 신원,목동2차 동구,상도2차 갑을명가 등 5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1개 단지에서는 미달사태가 발생하며 모두 4백17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올해 서울 동시분양 1순위 청약미달 가구수는 △1차 2백65가구 △2차 1백67가구 △3차 2백28가구에 이어 이번 4차에서는 전체 공급물량(9백32가구)의 45%까지 늘어났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대표는 "주택거래신고제 시행에 따른 부담으로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마저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라며 "서울·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기존·신규 아파트 할 것 없이 당분간 이같은 침체기조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