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3학생 학력 '곤두박질' ‥ 상ㆍ하위권 격차 커져

2000년 이후 고등학교 3학년생의 학력이 계속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위권과 하위권 학생의 점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중앙교육연구소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전국 단위 학력평가의 수리영역 성적 분석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해 10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문계의 경우 지난 4년 간 수리영역 성취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자연계도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취도가 떨어지다가 2003년에만 다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되면서 학생들의 전반적인 학력이 떨어지는 하향평준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수 학생들이 많이 몰려있는 대도시 평준화 지역 고교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이 비평준화 지역 상위권 학생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돼 평준화 고등 학교의 하향평준화 정도가 더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문계의 경우 2000년도 평균 표준점수가 50.75점에 달했으나 2002년에는 49.90점, 2003년에는 49.16점으로 계속 곤두박질했다. 자연계 역시 2000년(51.64점)부터 2002년(48.54점)까지는 성적이 떨어져 인문계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지만 2003년에는 49.45점으로 다소 성적이 올랐다. 상위권과 하위권 학생간 성적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인문계의 경우 상위 10% 학생과 하위 10% 학생의 점수 차가 2000년에는 32.86점이었으나 2003년에는 41.44점까지 벌어졌다. 이런 현상은 자연계도 마찬가지로 상ㆍ하위 10%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점수차가 2000년 32.46점에서 2003년에는 52.58점으로 벌어졌다.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평준화 지역 학생이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보다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성적 상위 10% 학생의 학력을 분석한 결과, 인문계 상위 10%의 경우 2000년부터 2002년까지는 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점수가 높았으나 2003년에는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점수가 높았다. 자연계의 경우 2000년을 제외한 모든 해에 비평준화 지역의 성취도가 높았다. 중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력이 하향평준화된 것은 현행 입시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