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금, 脫중국 대거 인도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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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경기과열로 중국 경제가 불안해지면서 국제 투자자금이 인도로 대거 몰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경기과열과 열악한 기업지배구조 등으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중국투자 대신 인도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인도가 '새로운 중국(New China)'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인도 정부는 최근 경제개혁과 무역 자유화를 강력히 추진,투자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인기 투자처로 부상=올 들어 인도 뭄바이 증시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은 42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인도 증시에 몰린 외국인 자금(66억달러)의 64%에 달하는 규모.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파장을 동시에 피할 수 있는 투자처는 인도가 유일하다는 분위기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알리안츠 자산운용의 마크 코닌 투자전략가는 "인도의 정보기술(IT) 제약 자동차부품 산업 등은 비즈니스 모델도 훌륭하고 기업지배구조도 투명해 중국기업 투자보다 더 높은 수익을 거두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내 과잉투자 문제가 불거질수록 인도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HSBC의 '인도 펀드'는 2000년 설립 이후 4년 만에 투자금이 7천만달러에서 7억달러로 10배나 급증했다.
투자회사 에버딘 애셋 매니지먼트의 '선택 인도 펀드'는 지난해 4억달러의 외국인 투자금을 모집,투자 규모를 전년보다 8배나 확대했다.
세계 최대 연기금펀드 캘퍼스(Calpers·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도 지난달 인도 주식을 적극 매수키로 결정, 인도 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외국 은행들,'바쁘다 바빠'=인도 투자가 확대되면서 현지 진출 외국계 은행들도 분주해지고 있다.
개선된 시장여건을 이용한 국영기업 민영화와 채권발행,기업공개(IPO),인수합병(M&A) 등이 늘어나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대호황을 맞고 있다.
지난 4월말 현재 인도의 주식발행 규모는 약 55억달러.여기에 채권 발행액까지 합치면 1백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전년동기 유가증권 발행 규모의 4배에 육박한다.
특히 올해는 인도 기업이 루피화표시 채권뿐 아니라 달러표시 채권도 적극적으로 발행,외국계 은행들은 더욱 바빠지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메릴린치는 최근 국영기업인 석유천연가스 주식회사의 정부지분(24억달러) 매각 작업을 도와 짭짤한 수수료를 챙겼다.
UBS도 트럭 생산업체인 아쇼크레이랜드와 미디어회사 지텔레필름의 전환사채 발행 주간사 역할을 맡아 큰 돈을 벌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국계 은행은 인도의 국내 정치가 안정되면 전력 텔레콤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식발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