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고유가로 항공료 인상 러시

유가가 급등하자 아시아 항공사들이 잇따라 항공료를 인상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원유값이 14년 만에 최고치로 오르자 아시아 항공사들이 화물에 대한 유가할증료를 인상하거나 이를 승객요금에도 적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유가할증료란 국제유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운송비용이 증가할 경우 항공사에서 화물운임 외에 추가로 부과하는 요금을 말한다. FT에 따르면 홍콩의 72개 항공사는 11일부터 유가할증료를 30% 인상키로 했다. 장거리항로는 기존 1kg당 1.20홍콩달러(0.15달러)에서 1.60홍콩달러로, 단거리는 0.60홍콩달러에서 0.80홍콩달러로 올린다. 호주의 콴타스도 오는 15일부터 할증료를 0.20호주달러에서 0.25호주달러로 25% 인상할 계획이다. 홍콩 2위의 항공사인 드레곤은 유가할증료를 화물뿐 아니라 승객수송에 대해서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아시아 항공사들이 지난해의 사스(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시점에서 유가 급등이라는 복병을 만났지만 항공수요 증가와 유가 헤지 등으로 올 실적에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만의 차이나에어라인은 1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대비 52% 늘었으며 경쟁사인 에바에어도 85%나 급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캐세이퍼시픽,싱가포르항공,콴타스 등 대형항공사들의 실적 역시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UBS의 애널리스트 티모시 로스는 "올해 항공사들의 매출증가는 유가상승을 상쇄할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세이퍼시픽과 싱가포르 항공은 자사의 헤지 시스템 작동으로 유가상승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유가상승이 장기화되면 헤지도 고유가에 대한 방패막이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