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투자 빅뱅] (5) 세계최대 증권사 메릴린치

세계최대 증권사 메릴린치 세계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가 내세우는 핵심 경쟁력은 "아이디어"다. 금융환경에 맞는 발상의 전환이 다른 경쟁 증권사나 은행과 차별화된 펀드의 포트폴리오와 한발 앞선 전략개발 등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메릴린치가 은행업무 영역을 적극 공략,종합자산관리회사로 발돋움한게 대표적 예이다. 메릴린치는 1977년 증권종합계좌란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증권계좌와 MMF(머니마켓펀드)계좌를 하나로 묶었다. 이어 수표와 카드의 기능까지 포함한 생활용 계좌를 출시,고객 기반을 획기적으로 넓히는데 성공했다. 이 종합계좌의 출현으로 고객들은 보통예금과 같은 유동성을 확보하면서도 예금보다 수익이 좋은 장기투자 상품을 갖게 됐다. 메릴린치는 나아가 펀드의 '원금 보전' 개념을 도입하고,2001년에는 예탁 규모별로 금리를 차별화하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잇달아 선보이며 세계 자산운용시장을 선도해나가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만난 콩응화 메릴린치 아시아·태평양 PB(프라이빗뱅킹·개인금융) 대표는 "증권종합계좌를 처음 출시했을 때는 추가적 서비스를 위해 많은 비용이 들어갔지만,고객 수가 늘면서 비용 부담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며 "환경 변화에 대응한 발빠른 사고전환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소장은 "메릴린치는 소매 영업에 주력하던 증권사에서 은행 보험을 포괄한 종합자산관리회사로 영역을 넓혀나간 성공적인 사례"라며 "소매 영업에 치중하는 국내 증권사들에 가장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의 고객 대상 분석 능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콩 대표는 "증권사가 자산관리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려면 제일 먼저 시장 규모를 파악해야 한다"면서 "메릴린치는 20만달러 이상을 보유한 전 세계 금융자산 인구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1백만달러에서 5백만달러에 투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시장이 가장 크기 때문이란 것이다. 콩 대표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동화될 수 있는 현금 규모나 부자 숫자 면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 중 하나"라며 "자산관리 시장이 발달할 펀더멘털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메릴린치 한국 PB부문 책임자인 채현종 본부장은 "아이디어를 고객에게 어떻게 잘 파느냐가 자산운용의 핵심"이라며 "메릴린치는 이미 세계적으로 충분한 지점을 보유하고 있고,소매업에 대한 노하우도 높은 수준에 올라있어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