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기의 '골프와 경영'] 심리적 계약

'의욕과 점수는 반비례한다.' 이는 골프장에 갈 때 잘 치겠다는 의욕이 강할수록 결과는 나쁘게 나온다는 표현이다. 오늘은 왠지 잘 할 것 같다거나 오늘은 한번 최소타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필드에 나갔다가 오히려 쓴 맛을 보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까 살살 쳐서 평소 타수만 내보자는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좋은 점수가 나오기도 한다. 프로들은 필드에서 평소 파워의 80∼90%만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야 컨트롤과 매니지먼트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추어 골퍼들은 기량이 부족한데도 필드에서 자신의 파워를 1백10% 내려고 한다. 결과는 OB,뒤땅치기,토핑,미스샷으로 나타나게 된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커진다.' 이 원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나는 요즘 필드에 나갈 때마다 오늘은 평균 타수만 치겠다고 생각한다. 스윙파워도 90∼95%만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나치게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나가면 실망하게 되고 마음을 비우고 나가면 만족하게 되는 게 골프라는 생각이 든다. 취업 정보회사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요즘 같은 취업난 시대에도 젊은이들은 취업 후 3개월 내에 퇴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심리적 계약의 불일치'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입사원은 회사가 높은 보수와 복지후생 그리고 인격적 대우를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기업은 신입사원이 높은 충성심과 헌신적인 노력을 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이처럼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조건이 '심리적 계약'인데 양측의 차이가 클수록 갈등은 커진다. 심리적 계약의 불일치는 신혼부부간에도 나타날 수 있고 기업과 고객 사이에 나타날 수도 있다. 이 심리적 계약의 불일치가 커질수록 불평 불만이나 불만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골프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한 스포츠다. 지나친 욕심이나 기대심리를 가진 사람에게 필드는 냉정한 반응을 보인다. 필드에 나갈 때마다 겸허한 마음으로 자기 자신과 계약서를 먼저 작성해 본다면 골프스코어도 좋아지고 마음도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경영컨설턴트·경영학박사 yoonek18@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