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기각' 盧 직무복귀] '당ㆍ정ㆍ청 새그림 어떻게'

헌법재판소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기각으로 당.정.청 재편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노 대통령 복귀로 열린우리당 인사의 입각을 포함한 개각이 가시권에 들어오게 됐고 이에 따른 여권 진용갖추기 작업도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노대통령이 20일께 열린우리당에 입당할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그간 겉돌던 당.청, 당.정 관계가 고위당정협의회 부활과 당.청협의체 구성등을 통해 정상화되면서 청와대와 당의 역할분담 여부도 주목된다. ◆개각과 당·청 개편=노 대통령은 빠르면 17,18일께 청와대 직제개편을 먼저 하고 인적 개편은 21,22일께 단행할 계획이다. 청와대 개편의 핵은 정무수석실,참여혁신수석실 폐지와 시민사회수석실 신설,정책실 기능 강화로 요약된다. 정무수석실 폐지로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를 축으로 하는 새 지도부의 역할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각은 6월 하순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측근·코드인사'에서 벗어나 '전문인'을 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개각 폭은 통일부를 포함한 5∼7개 부처로 중폭이 예상되며 열린우리당측에선 3∼4명 정도가 입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혁규 상임중앙위원이 이달말쯤 총리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 상생정치 차원에서 조세형 전 주일대사의 총리기용설도 흘러나온다. 김근태 전 원내대표의 입각은 이미 결정된 상태고 정세균 전 정책위 의장과 김태랑,이철 전 의원 등도 입각 대상자로 거론된다. 다만 당내 역학구도와 맞물려있는 정동영 의장의 거취는 아직 유동적이다. 정 의장은 당초 입각쪽으로 정리되는듯 했으나 "나중에 입각하라"는 측근들의 막판 권유로 흔들리는 상황이다. 정 의장은 이날 "(거취에 대해) 다음주 중에 정리해서 말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결심을 굳혔음을 시사했다. 차세대군이 당에서 빠질 경우 천 원내대표와 차기 의장직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은 신기남 의원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희상?유인태?염동연 당선자,이강철 대구시지부장,386 핵심인 이광재 당선자 등 '친노(親盧)그룹'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정 채널 다각화와 관계 재정립=당정분리 원칙을 유지하는 가운데 여권의 협의채널이 공식화되고 다각화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정책은 원내를 중심으로 청와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당 지도부와 청와대 관계자,총리와 장관들이 참석하는 고위당정협의회가 조만간 부활되고 당·청간 협의채널도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입당하는대로 노 대통령과 당 의장간의 주례회동 또는 노 대통령과 당 지도부 회동이 정례화될 전망이다. 물론 당정관계는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열린우리당이 국회 과반의석으로 발돋움한 여세를 몰아 '당 주도'를 외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그간 '당 견인론'을 주창해온 대표적인 인사고 홍재형 정책위원장의 취임 일성도 마찬가지였다. 정부가 주도하고 당이 소극적으로 뒷받침하는 지금까지의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특히 홍 위원장은 취임직후 "기존의 당정협의는 당이 뒷전에서 정부의 결정에 힘을 보태주는 소극적인 모습이었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위원장이 이헌재 부총리 등 정부측과의 잇단 만남에서 정부쪽에 "정부대책이 안이하다"고 쓴 소리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장 큰 불협화음은 나지 않겠지만 자칫 주도권을 놓고 청와대측과의 마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청 역할분담=청와대와 당의 역할분담이 이뤄질 개연성이 다분하다. 노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운 만큼 민생 경제챙기기와 부패척결에 전념하고 언론과 사법 등 각 분야의 개혁작업은 당이 주도해 나간다는 쪽으로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앞으로 경제살리기 등에 전념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이나 천 원내대표가 "노 대통령이 입당하면 법적여당으로서 각종 개혁과제를 힘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맥을 같이한다. 최근 열린우리당은 언론과 사법개혁 등에 대한 조기추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재창·박해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