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에너지를 100% 올인하라 .. '벼랑끝에 나를 세워라'

15년 전 벼랑 끝에 몰린 스물아홉 살 새댁이 옆집 아줌마에게 빌린 토큰 세 개를 들고 화장품 회사 면접을 보러 갔다. 그리고 난생 처음 세일즈에 뛰어들었다. 보름이 지나도록 로션 하나 팔지 못했다. 다음날 사표를 내려는 순간 운명의 문이 열렸다. 전날 오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혼신의 힘으로 만났던 한 노처녀의 첫 주문. 이날부터 한달동안 그녀는 남보다 세 배나 많은 상품을 팔았고 지사장에 도전해서 최단기간 안에 그 자리에 올랐으며 결국 연봉 12억원을 받는 부회장이 됐다. 박형미 화진화장품 부회장(44)의 자전적 경영에세이 '벼랑끝에 나를 세워라'(맑은소리)는 이처럼 드라마틱한 성공의 배경과 정신적 뿌리가 무엇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쥐벼룩이 들끓는 쪽방 사무실에서 세 명의 판매사원과 함께 신규 브랜드로 시장을 개척하고 자기 수당을 직원들에게 줘가며 신바람을 일으키면서 사원수를 3천명까지 끌어올린 열정.의욕적인 설비투자 과정에서 IMF 직격탄을 맞은 회사를 다시 키워 부도 1년만에 판매사원 3만5천명의 거대 회사로 되살린 리더십. 그 비결은 바로 '배수진'이었다. 저자는 위기가 닥칠 때마다 "나에게 더 이상 퇴로는 없다. 내 목숨을 담보로 할 테니 너는 비켜라!"라고 외쳤다. 사원 교육에서도 "성공한 사람들은 항상 벼랑 끝에서 운명에 도전했다"고 강조한다. 이는 스스로 체득한 진리이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 "뼛속 깊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라" "스스로의 의지가 운명을 결정한다. 당신의 육체적인 에너지가 아니라 정신적인 에너지를 1백% 올인하라!" 특히 '정신무리와 행동무리,시간무리'라는 세가지 법칙을 강조하는 대목이 주목된다. '무리'란 능력의 한계인 임계점과 피로점을 넘어서는 것.그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놀라운 능력이 발휘되고 결국 성공에 이른다는 얘기다. "목표를 크게 잡으면 행동이 달라진다"는 조언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3백20쪽,1만원.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