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제자사랑엔 국경도 없다
입력
수정
국경을 초월한 제자 사랑과 월급을 쪼개 장학금을 마련하고 있는 스승의 헌신적인 마음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경희대에 재직중인 일본인 다나카 교수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학업중단 위기에 처한 몽골 출신 제자를 위해 발벗고 나서 장학금을 받도록 도와주고 있다.
지난해 3월 몽골국립대를 최우수 졸업한 뒤 경희대 지리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한 아래키센더 올혼세렌게씨(25)는 지난 1년 간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면서 어렵게 학업을 계속해 왔다. 그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평점 4.04점(4.3점 만점)의 좋은 성적을 얻었지만 1년이 지나자 힘에 부쳐 학업을 이어가기가 힘들어졌다.
결국 혼자 힘으로는 학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올혼세렌게씨가 학업을 중단할 생각까지 갖게 되자 지도교수인 다나카 유키야 교수가 팔을 걷어붙였다.
다나카 교수는 본인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교내·외를 찾아다니며 장학금 지원을 요청,결국 지난 3월 롯데장학재단이 올혼세렌게씨의 열의와 우수한 성적을 인정해 대학원을 마칠 때까지 매년 3백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초 지리학과 김종규 교수와 교직원 등 30여명이 후원회를 결성,생활비 보조와 정신적 지원을 자청하고 나섰다.
올혼세렌게씨는"2년 뒤 좋은 논문을 완성해 도와주신 분들의 성의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매달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떼거나 각종 상금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부경대의 허성회(50·해양학과) 김무길(58·신소재공학부) 김세권(56·화학과) 송명희 교수(52·국어국문학과)의 제자사랑도 눈길을 끈다.
허성회 교수와 김무길 교수는 매달 월급에서 각각 20만원,12만5천원을 떼내 대학발전기금을 관리하는 대학본부 기획홍보과 계좌로 보내고 있다.
허 교수는 2002년 5월부터 지금까지 25개월째 자신의 월급 중 20만원을 꼬박꼬박 대학발전기금으로 적립,현재 1천만원을 모았다. 허 교수는 2002년 5월 부경학술상으로 받은 상금 5백만원을 종잣돈으로 시작,향후 10년 안에 장학기금 1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 교수도 지난 1월부터 2년 간 3백만원의 발전기금 조성을 목표로 월급 중 12만5천원을 매달 대학본부 계좌에 보내고 있다.
김세권 교수는 2003년 4월 산학협력대상과 눌원문화상 등으로 받은 상금 8백만원을,송 교수는 2002년 5월 부경학술상 등으로 받은 1천만원을 장학금으로 흔쾌히 기부했다.
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