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렌드] 새내기주 수난시대

어려운 관문을 뚫고 코스닥시장 입성에 성공한 새내기주들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개인들의 시장참여가 극히 저조한 상황에서 최근 새로 등록한 기업 가운데 유망 IT(정보기술)업체가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시장이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휴대폰 관련 업체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이들 테마에 속한 신규등록주만 선별적인 강세를 보이는 '새내기주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를 처음 시작한 디에이피와 한양디지텍이 나란히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등록 초기 며칠간 주가가 급등하는 '새내기주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한 셈이다. 디에이피와 한양디지텍이 PCB(인쇄회로기판)와 반도체 메모리모듈 업체로 '잘 나가는' IT업종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등록 첫날의 급락세는 예상 밖으로 여겨진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약세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디에이피와 한양디지텍을 제외하고 지난 2월 이후 등록된 7개 업체 중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고 있는 곳은 삼진엘앤디(LCD부품),빛과전자(통신장비) 두 곳 뿐이다. 키움닷컴증권 대주레포츠 동국내화 에스텍파마 듀오백코리아 등 5곳은 공모가를 밑도는 수모를 겪고 있다. 온라인증권사로 지난달 23일 등록된 키움닷컴은 이날까지 15거래일 중 주가가 오른 날이 단 사흘에 불과했다. 지난 2월17일 코스닥에 올라온 대주레포츠의 주가도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레포츠용 팩(가방류 및 배낭) 전문생산업체인 이 회사는 비IT기업의 설움을 툭톡히 받고 있다. 동국산업에서 분할돼 코스닥에 등록된 동국내화도 '굴뚝주'로 분류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내기주 약세배경으로 개인 투자자의 증시 이탈과 코스닥시장 외면,비IT업체 등록 등을 꼽고 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몇년간 기업공개(IPO)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웬만한 업종내 3∼4위까지는 이미 코스닥에 들어온 상태"라며 "이미 시장에 들어온 곳들보다 유망한 업체를 찾기 힘들어 졌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개인의 시장 참여가 저조한 데다 등록 초기 쏟아지는 신규 등록주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을 소화해 줄 매수세력이 없다는 점도 새내기주들이 약세를 보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