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재테크 포인트] 美증시도 낙관ㆍ비관론 팽팽…투자 신중을
입력
수정
요즘 국내외 증시의 최대 관심은 지난 2년간 지속돼온 추세적인 상승기가 끝나고 본격적인 조정 국면이 오는 것 아니냐이다.
특히 미국 증시에서 이 논란이 심한 것은 미국 주가 향방에 따라 세계 증시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뉴욕 월가에서는 낙관론과 조정론이 맞서고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증시의 기초 여건이 계속해 개선되고 있는 점이 낙관론의 근거다.
미국 경기의 마지막 불안 요인인 고용지표마저 개선되고 있어 성장세가 견실하다는 것이다.
기업실적도 2002년 3ㆍ4분기 이후 개선 추세가 지속돼 주가 상승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견해다.
반면 조정론자들은 주가의 경기 선행성을 감안하면 성장세 자체보다는 언제 경기가 정점을 맞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부분 경기 전망 기관들은 미국 경기가 내년 상반기에 정점을 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실적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2분기 어닝 시즌부터 둔화될 것이라는게 월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앞으로 미국 증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최근 주가예측 이론으로 각광받고 있는 조지 소로스의 자기암시 가설을 토대로 살펴본다.
먼저 이 이론의 골자를 정리하면 이렇다.
통상적으로 어떤 국가의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이때의 주가는 실제 경제 여건보다 더 낮게 형성된다.
경기 침체로 투자자들의 심리가 '비관' 쪽으로 쏠리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기 때문이다.
일정시간이 지나면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견해가 나오기 시작한다.
점차 투자심리도 '낙관' 쪽으로 옮겨오면서 주가 상승 속도가 경제 여건 개선 속도보다 빨라지는 1차 소(小)상승기를 맞는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주가 상승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면서 낙관 쪽으로 몰렸던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이 흐트러진다.
결국 향후 주가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얽히면서 맴돌이(조정) 국면을 맞게 된다.
이때 경기와 기업실적이 뒤따라 오느냐가 중요하다.
만약 경기와 기업실적이 뒤따라 오면 투자자들의 심리가 재차 낙관 쪽으로 쏠리면서 주가가 1차 소상승기보다 더 오르는 2차 상승 국면을 맞는다.
물론 이때는 악재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시장 자체적으로 흡수해 주가 흐름에는 장애요인이 못된다.
마지막으로 어느 순간 거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한동안 낙관 쪽으로 쏠렸던 투자자들의 심리가 흐트러지면서 재차 맴돌이 국면을 맞는다.
과거와 달리 투자자들은 이때 금리 인상에 과민하게 반응한다.
이 상황에서 경기와 실적이 뒤따라 오면 3차 소상승기를 맞게 된다.
반대로 경기와 실적악화가 지속되면 투자자들의 심리가 비관 쪽으로 쏠리면서 주가는 실제 경제 여건보다 더 떨어지는 과잉 조정 국면에 직면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투자자들은 심리적인 공황상태(panic)를 맞을 수도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현재 미국 증시는 2차 상승기에서 2차 맴돌이 국면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때 증시는 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한다 하더라도 기업실적과 현금흐름에 따라 철저하게 차별화(nifty-fifty)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전형적인 모습이다.
국내 증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미 이라크 전쟁 이후 국내 증시를 주도해온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뚜렷하다.
국내 증시에 '셀 코리아' 논쟁이 일고 있지만 외국인들이 지난 1년 동안 국내 주식을 매입하게 했던 요인들이 바뀌고 있다.
국내 경기도 아직까지 수출 호조가 내수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가 급등, 중국의 경기 조절 등으로 수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결국 이런 장세에서는 개인투자자가 증시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연초 예상대로 주식과 주식 관련 상품의 보유 비중을 줄여 나가야 할 시점이다.
한상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