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중국의 붉은 기업가 일제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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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후이(安徽)성 우후(吳湖)시의 잔샤라이 당서기.그의 명함에는 당서기 직책 외에 '치루이(奇瑞)자동차 이사장'이라는 직함이 새겨져 있다.
당서기가 민간기업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치루이자동차는 잔 당서기의 지원으로 온갖 특혜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잔 당서기는 요즘 중국언론의 공격을 받고 있는 '훙딩상런(紅頂商人)'의 전형이다.
훙딩상런은 '붉은(공산당)우두머리 상인'이라는 뜻.기업에 몸담고 비즈니스 활동을 하는 당 또는 정부의 고급관리를 지칭한다.
그 뿐만 아니다.
많은 지방정부 지도자들이 기업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이들은 정부와 기업에서 급여를 챙긴다.
우후시의 경우 시장 부시장 등도 각각 다른 기업의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동안 공무원의 민간기업 겸직에 별다른 제재조치가 없었다는 얘기다.
당정 고위인사들은 기업 돈을 풍족하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기업은 정부에 튼튼한 '관시(關係)'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훙딩상런이 탄생한다.
훙딩상런은 행정력을 동원,해당 기업을 밀어준다.
전형적인 '정경유착'이라고 볼 수 있다.
외국기업 역시 투자사업의 뒤를 봐주는 조건으로 훙딩상런을 고용한다.
중국에 진출한 일부 우리나라 기업 역시 행정 고위인사들을 고문으로 모시는 사례가 적지 않다.
연일 경기긴축 정책을 내놓고 있는 중국이 최근 '훙딩상런 일제 정리'에 나섰다.
이들이 이권개입,자금세탁,정보누설 등 각종 부패와 관련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관리들의 모럴 해저드를 원천적으로 막자는 뜻이다.
중국정부는 최근 공무원관련 규정을 수정,겸직 공무원에 대해 공직 또는 민간기업 중 하나를 선택토록 했다.
또 겸직 부패공직자를 가려내 엄격하게 조치하고 있다.
'훙딩상런 정리'방침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경유착의 뿌리가 깊고,음성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훙딩상런을 찾아내기도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게 있다.
중국 법률제도가 정비되면서 기업들이 손쉽게 돈을 버는 시기는 서서히 지나고 있다는 점이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