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깊어가는 불황그늘] 고가 명품도 안팔리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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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모두가 지갑을 닫아버렸다.
그나마 내수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부유층들마저 소비를 줄이면서 수입차 명품 등 고가품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주가 급락과 부동산 경기 위축이 내수시장 침체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서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어려워져 삶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생명보험까지 해약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당장 생계를 유지하기에도 급급하기 때문이다.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유가 부담을 견디지 못해 자가용 운행을 줄이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샐러리맨들도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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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 소비 위축으로 수입차, 고가 전자제품, 명품 가구 등 그나마 내수경기를 지탱해주던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가 수입차 판매가 급감하자 수입차 업체들이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파격적인 할부조건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아예 차값을 대폭 낮춰 판매하고 있다.
폭스바겐 수입업체인 고진모터임포트는 이날 뉴비틀 모델 1백대를 3%의 금리로 36개월 할부판매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아우디 A6모델도 현재 선수금을 40% 내는 조건으로 36개월 무이자 할부판매하고 있다.
BMW코리아도 최근 매달 73만원만 내면 8천6백90만원짜리 530i모델을 이용할 수 있는 리스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자율은 3.2%.
일부 수입차업체 매장에서는 정상가의 5∼10% 가량 차값을 깎아주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고가 전자제품으로 꼽히는 PDP TV 판매도 최근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명품 가구는 외환위기 직후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
경기도 분당에서 명품가구점을 운영하는 지앤지 신관철 사장은 "경제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들 것을 우려한 부유층이 더이상 고가 명품가구를 찾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 같으면 6월 분당 파크뷰에 입주할 정도의 고객이라면 가구 일체를 구입하는 데 1천5백만∼2천만원 정도를 들였는데 최근에는 6백만∼7백만원 범위에서 제품을 고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익원ㆍ송태형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