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기업] '中企 구하기' 팔 걷어 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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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들의 경영악화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한국은행이 지난 3일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거래소와 코스닥 상장및 등록기업 727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002년에 중(中)위험으로 분류됐던 중소기업의 38.6%가 2003년에는 고(高)위험에 포함됐으며, 2002년에 저(低)위험이었던 중소기업의 16.9%가 고위험으로,7.1%가 중위험으로 각각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은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종합적인 중소기업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국 7천개 업체를 대상으로 경영 실태조사에 들어가는 한편 여당과 함께 다음달 말까지 '혁신선도 중소기업 육성대책'을 마련 지원하기로 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우선 재정경제부는 5일 전문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에 의뢰해 7천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3일부터 오는 24일까지 금융거래 등 경영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재경부는 중소기업 경영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6월중 중소기업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재경부는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청,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 업계의 요구사항이나 그동안 발표한 대책을 제출받고 한국은행과 금융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등에는 연구 및 분석 자료 등을 요청했다.
또한 정부ㆍ여당은 중소기업 자금난 완화를 위해 시설투자 촉진을 위한 정책자금 6천억원과 신보를 통한 보증공급액 3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자체 R&D(연구개발) 능력을 가진 중소기업에 최고 10억원의 금융자금을 지원하기로 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업종전환 관련 절차를 간소화해 주는 '중소기업사업전환촉진법'을 이달 말까지 만들어 오는 9월 국회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중소제조업 실태조사를 통해 은행자금 연체에 허덕이거나 중국 등에 비해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기업에 대해서는 사업전환 종합지원계획을 수립, 업종 전환자금을 지원하고 전환에 따른 취득세ㆍ등록세 등을 감면해 주는 등 세제혜택도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신기술 중소기업에 대한 고용장려금 지급, 10년 이상 무주택장기근속자 10만명에 대한 국민주택 특별 분양을 비롯해 야간근로수당 비과세 대상을 월 임금 1백만원 이하에서 1백50만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은행들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자체 지원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산업은행은 '경영안정 긴급지원제도'를 신설, 일시적 유동성 위험에 처한 중소기업에 대해 기존 대출금 만기 연장과 필요시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KDB 워크아웃(Work-out) 제도'를 시행해 외부 전문 평가기관의 기업진단 결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구노력 등 기업구조조정과 동시에 기존 대출금 출자전환 등의 지원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은행은 원금상환 없이 1년간 만기연장을 허용하고 신용도에 문제가 있는 중소기업이 원금의 5~10%를 상환하면 6개월~1년간 만기를 늘려줄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대출원금을 상환하지 않아도 대출금 만기를 6개월 연장해 주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국민은행은 신용등급상 특이사항이 없는 중소기업들은 만기가 돌아올 경우 원금상환 없이 최장 1년간 만기를 재연장해 준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도 각각 만기연장과 금리감면, 원금상환 없이 6개월간 만기를 연장해 주기로 했다.
중소기업들의 자구 노력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강판 생산공정용 윤활유를 생산하는 (주)광우파카는 유가가 급등하자 광물성 원료를 식물성 원료로 대체했는가 하면, 나우밸브(주)는 황동가격이 치솟자 황동밸브를 플라스틱으로 대체한 플로트밸브(볼탑)를 한국산업기술대와 공동 개발해 양산에 돌입했다.
또한 중소기업협동조합들도 불황극복을 위해 공동으로 창고를 지어 원가를 절감하고 폐자원 재활용에 나서는 등 공동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정부ㆍ여당 및 은행들의 지원과 기업들 스스로의 자구책 마련 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중소기업들이 고유가 시대를 큰 상처없이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