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위스키 영업담당 임원들 잇단 병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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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업계 영업담당 임원들이 쓰러지고 있다.
불황으로 반토막이 난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온 몸을 내던진 결과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신영식 부사장과 진로발렌타인스의 이원호 상무.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거의 같은 시기에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병명은 심장박동 이상과 고혈압,소화기질환.
몸담고 있는 회사는 다르지만 같은 병을 앓고 있다.
아주대병원을 찾은 신 부사장은 "영업을 독려하기 위해 전국 사업장을 돌아다녔더니 몸이 피곤했던 모양"이라며 웃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불황이 심해지자 전국의 주류도매상과 주요 룸살롱을 거의 매일 다니며 순환근무를 했다고 한다.
순환근무는 업소에서 술을 마셔주며 자사 제품 판매를 독려하는 힘겨운 영업 방식이다.
영동세브란스병원에 누운 이원호 상무는 "룸살롱을 찾아다니는 야간전투가 심했는지 심장에 무리가 간 것 같다"면서 "다른 임원들도 비슷한 처지여서 오히려 미안하다"고 말했다.
라이벌 회사의 신 부사장도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는 소식에 이 상무는 "동병상련이 따로 없다"면서 "경기가 회복되면 낫는 병"이라며 라이벌 회사 임원의 쾌유를 빌었다.
위스키업계는 불경기와 국세청의 접대비 제한 등으로 인해 지난 4월 판매량이 작년에 비해 42%나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