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직된 노동시장 장기침체 불러올 수도" ‥ 사카키바라 교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한국의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가 일본식 장기 침체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20일 삼성증권이 주최한 '삼성글로벌 투자 컨퍼런스'에 참석, '일본의 경제회복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일본 재무성 국제 담당 재무관(차관급) 시절 '미스터 엔'으로 불렸던 사카키바라 교수는 "일본 경제가 10년간 장기 침체에 빠진 것은 무엇보다 고비용 저효율구조 때문"이라고 지적, "기업의 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종업원의 실질임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돼 동남아 등지로 생산기지가 넘어가는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일본의 이같은 전철을 밟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가장 경직된 노동시장을 가진 국가이고 고비용구조에다 임금수준도 높아 일본 중국 동남아보다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세계경제가 중국과 인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 전망하고 "특히 중국 인구가 미국의 5배가 넘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최근 부유층이 된 중국 중산층이 세계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단기적으로 유가급등,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물가압박이 지속될 것이라며 각국 정부가 통화긴축 정책을 취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05년과 2006년 경제 상황은 매우 불확실하며 특히 향후 3∼6개월이 아주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