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관리처분 총회 무산 잇달아..조합원-시공사 부담금 싸고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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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시장의 위축으로 재건축조합과 시공사간 조합원 분양가 수위를 놓고 힘겨루기가 벌어지면서 서울 강남구와 강동구 등 저밀도지구 내 주요 재건축조합의 관리처분 총회가 잇달아 무산되고 있다.
재건축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추가 부담금을 줄이려는 조합원과 공사비를 올리려는 시공사간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동시에 열린 강남구 역삼동 신도곡아파트와 강동구 강동시영2단지의 관리처분 총회가 무산됐다.
잠실3단지 재건축조합도 오는 29일 총회를 다시 열 예정이다.
신도곡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수차례 협의 끝에 지난 2월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측으로부터 무상지분율 1백80%와 조합원 평당 분양가 1천8백90만원을 제시받았다.
이 안대로 관리처분총회를 열었으나 조합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박해대 조합 총무는 "조합원 평당 분양가가 너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무산 배경을 설명했다.
조합측은 6월 중순께 관리처분총회를 다시 열 계획이다.
같은 날 송파구 장지동 화광교회에서 열린 강동2단지 관리처분 총회도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평당 공사비 등 조합원 추가 부담금 때문이었다.
이날 제출된 관리처분안에 따르면 조합원의 추가 부담금은 평형 및 층별로 각각 차별을 뒀다.
기존 15평형(대지지분 15.21평) 조합원이 신축 33평형 10∼15층에 입주할 경우 1억1천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17평형(대지지분 17.22평) 조합원이 33평형 10∼15층에 입주할 때는 5천만원선을 추가 부담하도록 제시돼 있다.
조합원들은 이같은 추가 부담금이 과다하다는 주장이다.
송파구 잠실3단지 재건축조합은 지난해 11월 총회에서 관리처분안을 통과시켰으나 우리재산지킴이측의 '총회무효소송' 제기로 29일 관리처분총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우리재산지킴이측이 제출한 '총회무효소송'에서 서울동부지법은 '지난해 11월 관리처분계획 승인 결의는 법률적으로 부존재'하다고 결정했다.
본안 판결이 아니어서 내용이 최종 확정된 건 아니지만 다시 총회를 소집해 논란을 조기에 수습하겠다 게 조합의 방침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