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국선 '사자' 대만선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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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최근 아시아 증시에서 한국 주식을 사고 경쟁국인 대만 주식을 처분,주목된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첫째주(5월3∼7일)까지만해도 한국과 대만 주식을 동시 처분했다.
중국쇼크,유가급등,미국 금리인상 등 이른바 '3대 악재'가 불거지면서 글로벌펀드의 자금이탈이 가속화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난주부터는 양상이 달라졌다.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지난주 2천5백95억원,금주들어 이날까지 5천3백억원어치 이상을 사들였다.
이에 반해 대만에선 매주 7천억∼9천억원 정도를 순매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증시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의 메리트가 커졌다기보다는 대만 증시의 위험 요인이 상대적으로 부각된 데 따른 결과라고 해석했다.
윤용철 리먼브러더스 상무는 "지난 3월 대만 총통 선거 이후 중국과의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외국인들의 불안 심리가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대만의 매수가격 차이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작년 1월 이후 순매수액 14조6천억원중 60%이상을 지금보다 훨씬 낮은 지수대에서 사들였다.
하지만 한국 증시의 경우 외국인 순매수 금액 26조원중 75% 정도가 종합주가지수 750선 이상에 집중돼 있어 주식 매도가 쉽지 않다는게 한화증권의 분석이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많이 떨어져 외국인 입장에선 주식을 팔기보다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방어적 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주용석·임원기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