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테마 부활 조짐 .. 삼성물산등 강세 지속

증시가 조정을 받자 기업 인수·합병(M&A) 테마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이 가격이 싸진 국내 우량기업 주식을 대거 매집하면서 외국인에 의한 M&A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종합주가지수의 하락에도 불구,M&A 관련주들은 오름세를 탔다. 최근 대형 외국계 펀드가 지분을 늘려 M&A 가능성이 거론된 삼성물산이 3.23% 오른 것을 비롯 외국계 해운회사가 지분을 확대해 2대주주로 올라선 대한해운은 4.83% 급등했다. 개인투자자가 경영참여를 선언한 한국금속은 장초반부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역시 개인이 적대적 M&A 의사를 밝힌 남한제지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새 주인찾기가 진행중인 대우종합기계는 9.23% 급등했다. 한누리투자증권 정용호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초 SK글로벌 분식회계 여파로 SK㈜ 주가가 펀더멘털(내재가치)에 상관없이 급락하자 유럽계 소버린자산운용이 지분을 대거 확대한 전례가 있다"고 지적하고 "최근 급락장에서도 제2의 SK㈜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의 주가가 단기간에 고점대비 20% 이상 급락한 사이 외국인 지분율이 꾸준히 늘고있는게 그 예이다. 영국계 헤르메스 펀드에 이어 지난주 호주계 투자회사인 플래티넘펀드가 5.83%의 지분을 확보,사실상 1대주주로 올라서면서 M&A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삼성SDI(4.52%)로 우호지분을 포함해도 12.81%에 불과한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9일 현재 46.05%에 달한다. 현대산업개발도 지난 3월 템플턴자산운용이 지분율을 19.59%로 확대,단일 주주로는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템플턴의 지분은 정몽규 회장과 특별관계인 지분율 17.02%보다 2.57%포인트 높다. 현대산업개발에는 템플턴 외에 캐피털그룹과 헤르메스 등 외국인들이 63.6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해운은 네덜란드 해운업체인 골라LNG가 지분율을 16.96%까지 확대,2대주주로 부상하면서 적대적 M&A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증권 유욱재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들은 업종을 대표하는 핵심주외에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시장가치가 낮은 기업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며 "대주주 지분율이 낮거나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인수비용이 적게 드는 기업은 적은 매수물량으로도 주가를 쉽게 띄울 수 있어 1차적 M&A 테마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한누리투자증권 정용호 선임연구원은 "인수비용이 1백억원도 안되는 기업이 상장사의 32%를 넘고 최대주주 지분율이 외국인 지분율보다 낮은 기업도 전체의 10분의 1에 달한다"며 "외국인에 의한 M&A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방어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