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말고 비전 세워라 .. '인생의 좌표를 잡아라'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쓴 '가지 않은 길'이란 시가 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네/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네/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네.' 퓰리처상을 네 번이나 받았지만 40세 가까이까지 실패하는 재주밖에 없어보였던 시인. 그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안전한 길을 마다하고 인생의 이정표를 바꿨다. 그리고 물질만으로 가늠할 수 없는 풍성한 삶을 가꿨다. 76세에 총리로 재선출된 영국의 처칠,90세에 자신의 첫 범죄소설을 썼던 작가 에른스트 윙어,98세에 쇼팽의 음반을 새로 취입한 피아니스트 호르초프스키도 늦은 나이에 새 기회를 잡고 다시 출발한 사람들이다. 회사 일이 다람쥐 쳇바퀴 같다고 여기는 사람,가족의 잔소리가 성화로만 들리는 사람들은 '인생의 좌표를 잡아라'(외르크 크놉라우흐 외 지음,이노은 옮김,김영사)를 읽어볼 만하다. 자기계발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공동 기획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단순하게 살아라'의 후속작이다. '당신의 인생에 멈추지 않고 전진하는 것이 중요한가,아니면 잠시 시간을 내어 방향을 확인하는 일이 중요한가'라는 의문으로 시작되는 도입부. 저자는 맹목적으로 살기 전에 반드시 전망을 가져야 인생의 변두리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며 비전을 세울 수 있다고 독자의 결단부터 요구한다. '분주한 일상에 매몰되지 않으며 지금보다 더 자신 있고 여유 있게 살기.' 자신의 숨은 능력을 찾아내고 인생의 지도를 만들 수 있는 노하우 사이로 각종 강의와 세미나를 통해 검증받은 25개 실습 공간이 마련돼 있다. 마치 한 편의 잘 짜여진 인생계획 프로그램 같다. 저자는 책 말미에 긍정적인 메시지와 엄청난 약속들로 가득하기는 하지만 힘든 산책길이 될 것이라며 아래의 격려문으로 독자의 용기를 북돋운다. '월트 디즈니는 디즈니랜드 건설자금을 융자받기 위해 은행을 3백3곳이나 찾아 다녔다.' 2백74쪽,1만9백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