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서로 눈높이 맞춰야"..마에다 日도레이 회장

"회사가 발전하려면 종업원들이 회사와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일체감을 조성해줘야 합니다.이를 위해선 노사간 신뢰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죠.회사는 경영상황을 노조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익이 나면 이를 다같이 나누며 노조는 회사가 어려울 때 과도한 요구를 하지 않고 희생을 각오해야 합니다." 21일 도레이새한 부직포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마에다 가쓰노스케 일본 도레이 회장(73)은 "제조업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말했다. 마에다 회장은 199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었지만 2002년 회사가 위기에 빠지자 다시 현업에 복귀한 인물. 당시 마에다 회장의 복귀에는 노조위원장부터 앞장서 읍소에 읍소를 거듭,일본 재계에서도 큰 화제가 됐었다. 마에다 회장은 지난 1987년 상무 시절에도 일약 사장으로 발탁돼 위기에 빠졌던 회사를 수렁에서 건져내 10년만에 매출액 1조엔대의 우량기업으로 만들어놓은 경영의 귀재다. 일본 재계에서도 게이단렌 부회장,경영자협회 회장,아시아 화섬산업연맹 회장 등을 지내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노조가 마에다 회장의 복귀를 간곡히 요청한 것은 그의 카리스마만이 도레이를 재건시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직원들과의 눈높이 맞추기에서 비롯된 강력한 카리스마다. "가장 중요한 건 그 사람의 입장,그 사람의 시선으로 말할 수 있는 힘입니다.그 사람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 위에서 무언가를 지시만 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종업원들과 지향점을 공유한 마에다 회장은 도레이를 고수익 기업으로 재건시킨다는 목표로 경영 혁신에 나섰다. 원가경쟁력과 영업력을 강화하는 한편 '돈 안되는 사업'은 과감히 포기하고 '잘 할 수 있는 사업'과 '전망 좋은 사업'에는 집중 투자하는 사업구조개혁도 단행했다. 2001년 58억엔의 영업적자를 냈던 도레이 본사는 마에다 회장이 진두지휘에 나서면서 이듬해 97억엔의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올해의 목표로 설정했던 2백40억엔의 영업이익을 앞당겨 달성하는 등 사업이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 "도레이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이 가능했던 건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입니다.지금의 문제가 무엇인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문제를 단기·중기·장기로 나눠 각각의 대응책을 마련,철저하게 실행해 나갔습니다.이같은 개혁을 전 임직원이 공유하고 실천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마에다 회장은 경영목표 조기달성의 기세를 몰아 올해부터는 '항상적인 기업체질강화와 사업구조 개혁을 통해 고수익기업그룹으로 도약'한다는 2단계 개혁에 나섰다. 그는 오는 6월말 '다시' 은퇴하기로 했다. 구성원들의 사기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