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집 그맛] 지중해식 전문식당 '라 보테가'

서울시청 인근의 서울파이낸스센터 지하 1층에 지중해식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라 보테가'라는 곳이 있다. 지난 1월 오픈했는데 탄탄한 솜씨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격식을 갖춘 양식당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음식의 맛과 수준이 범상치 않다. 점심 때보다 저녁 때 가는 게 좋은데 점심 때는 파스타와 샌드위치를 먹으려는 센터내 직장인들로 붐비기 때문이다. 저녁 메뉴로 가장 눈길을 끄는 게 '씨푸드(해산물) 퐁듀'다. 치즈와 오일 퐁듀만 생각하는 이들에겐 의외의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해산물 스탁(삶은 국물)에 새우,도미,연어,청경채,버섯 등을 꽂이에 찍어 샤브샤브식으로 데친다. 꽂이의 재료를 떼어내 칠리소스,요구르트소스 등에 찍어 한 입 물어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소고기 퐁듀'는 소고기를 비프 스탁에 넣었다가 먹는다. 마지막엔 스탁을 쌀국수에 부어 먹는다. 개운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차이니스 파슬리를 넣어 만든 향긋한 소스가 얼큰한 맛도 낸다. 퐁듀가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스페인 발렌시아지방의 음식인 '빠에야'도 인기메뉴다. 빠에야는 큰 솥에 각종 해산물을 넣어 만든 볶음밥.스페인 사람들이 축제 때 즐겨먹는 대중음식이다. 새우,오징어,홍합,도미살,조개 등이 밥과 함께 나오는데 진기한 향이 코를 자극한다.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샤프란이 요리 위에 노랗게 뿌려져 있다. 형언하기 힘든 신선한 향내가 식욕을 자극한다. 핀란드 헬싱키경제경영대학(KEMBA) MBA 출신인 조규연 사장은 독일에 있는 친구를 통해 샤프란을 구해온다. 20g 조금 넘게 주문해도 2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고.빠에야에다 '부야베스'를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다. 부야베스는 진한 프랑스식 해산물 수프다. 태국의 톰양쿵,중국의 샥스핀과 함께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수프다.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에 해산물이 그득하다. 양이 만만찮다. 부야베스를 주문하면 밥이나 빵을 택하도록 하는데 빵이 잘 어울린다. 3명이 갔다면 빠에야 2인분에 부야베스 1인분을 주문하면 알맞다. 2시간 무료주차 가능.(02)3783-0635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