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세계 경제 순풍은 끝났는가? .. 오이겐 뢰플러

오이겐 뢰플러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번영을 장기간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누려왔다. 독일은 실제로 폐허에서 다시 태어났고 일본은 이보다 더 극적인 성장을 이루어냈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 한국 등 아시아의 4마리 용은 다른 나라들이 1백년 넘게 걸린 경제성장을 단 몇십년만에 이루어내는 전례없는 속도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이미 세계 경제질서를 재정립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도약 한가운데에 있다. 이 모든 경제 성장은 주식시장의 현저한 상승을 동반했다. 미국 주식시장은 1950년부터 2003년까지 매년 10% 이상씩 성장해 왔다. 즉 1950년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한 1만달러는 2004년 초 그 가치가 4백만달러 이상으로 증가한 것과 같다. 과연 미래에도 비슷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회의론자들은 당연히 그렇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들은 전후 시기를 예외적인 경우라 여긴다. 그리고 그 힘이 이미 소진했거나 곧 소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이들은 세계경제에서 순풍은 주로 전세계 주요 경제의 차입(레버리지)이 대규모로 증가한 데서 기인한다고 본다.정부부채도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 부채도 확연히 늘었다. 전쟁과 대공황을 겪은 구세대들이 부채를 지기 싫어하는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기꺼이 대출을 받는다.금융기관도 대출사업에 매우 적극적이다. 그 결과 개인금융부문이 크게 성장했다. 용이한 개인 대출은 금융 서비스분야를 지난 몇십년간 전체 경제성장률을 초과하는 성장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대출에 의한 소비증가는 경제성장을 부양했고 경제성장은 주식뿐만 아니라 부동산 예술품 등 기타자산의 가치상승을 가져왔다.주가는 수익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다시 말해 주가 상승은 수익증가보다 수익이 늘 것이란 기대감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산가치의 상승은 사람들로 하여금 더 부유하다고 느끼게 해주었으며 이 심리는 다시 소비와 성장을 부양하는 선순환을 가져왔다. 회의론자들은 물론 이것을 오히려 악순환으로 여길 것이다.결국 순환은 끝날 것이고 주식시장에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미국은 자본차입에 가속도가 붙은 1920년대,60년대 그리고 90년대의 세 기간 동안 호재를 경험했다. 이 시기는 지난 한 세기중 가장 강세장을 보인 시기이기도 하다. 만약 대출을 줄여나가야만 한다면 무엇이 다음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까? 대출감소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요구하며 자산가치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가계들은 과거의 평균과 비교해 보았을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의 부채율을 보이고 있으며 대부분의 정부들 또한 마찬가지다. 전세계적인 현상인 사회의 급격한 고령화는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든다. S&P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연금제도와 재정을 완전히 재조정하지 않는다면 많은 나라의 GDP 대비 부채비율이 2050년에는 2백%를 초과할 것이며 일본의 경우 7백%를 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확실한 것은 양호한 환경과 지금까지 발전이 지속될 것이라고 간단하게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시장체제의 주요한 강점중의 하나는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자유시장 경제의 범위는 특히 냉전이 종식된 이후 대규모로 늘어났다. 시장원리를 채택하고 세계시장에 참여하기로 한 중국의 결정은 이미 중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성장에 큰 힘을 부여했다. 중국을 제외하더라도 중국처럼 성공적인 발전잠재력을 가진 인도, 러시아와 브라질 같은 거대 경제국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큰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경제위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최근 자본시장이 중국경제에 대한 불확실성과 전세계 정치 및 경제에 대한 우려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뼈저리게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장원리는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으며 더 큰 도전도 이겨낼 수 있고 여전히 번영할 것임을 과거의 사례들이 뒷받침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