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없는 성장' 우려 현실화‥작년 GDP 1% ↑ 고용 0.05% ↓

경제가 1% 성장할 때 고용이 얼마나 늘어나는가를 나타내는 고용탄성치(고용창출 효과)가 지난해 1998년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은 확대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음이 지표로 확인된 것이다. 26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전체 산업 평균 고용탄성치(취업자 증가율÷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를 산출한 결과 마이너스 0.0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GDP가 1% 증가할 때마다 고용은 오히려 0.05% 감소했다는 얘기다. 전체 산업의 고용탄성치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이 모두 감소한 이후 99년 0.21, 2000년 0.53, 2001년 0.50 등 회복세를 보이다 2002년 0.41로 둔화된데 이어 작년에는 마이너스로 급락한 것이다. 이에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가 1% 성장할 때마다 늘어나는 취업자 수를 95년 6만3천8백명, 2001년 13만3천3백명, 2002년 9만4천4백60명으로 추산했다. 고용탄성치에 이같은 추산 결과를 적용하면 지난해 경제가 1% 성장할 때마다 거꾸로 취업자 수는 1만1천명가량 줄어든 셈이다. 부문별로는 제조업의 고용탄성치가 99년 0.13에서 2000년 0.39로 높아졌으나 2001년 마이너스 0.29, 2002년 마이너스 0.08, 2003년 마이너스 0.18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고용 창출력이 높은 서비스업도 2001년 0.87을 정점으로 2002년 0.52, 지난해 0.11로 급속히 둔화됐다.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노동생산성 향상과 과다한 고용 보호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KDI는 올해 초 "고용 없는 성장이 과도한 고용 보호와 높은 임금 상승률에 기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