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22번 염색체 완전해독 성공] 인간 진화밝힐 결정적 단서 기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홍석 박사를 포함,5개국 국제 컨소시엄이 인간과 가장 비슷한 영장류인 침팬지의 22번 염색체를 26일 완전 해독함으로써 인간 유전자 연구에 중요한 걸음을 내디뎠다. 이같은 침팬지 염색체 정보는 앞으로 인간의 특성을 결정하는 메커니즘의 규명뿐 아니라 인간 유전자 기능 연구에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 내용 침팬지의 유전체 구조는 인간과 비슷하지만 뇌 기능과 관련된 유전자를 포함한 일부 영역은 크게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유전자의 기능에 주요한 단서가 되는 단백질 아미노산은 인간의 것과 83%나 차이가 났다. 이 결과는 동일한 유전자라고 해도 인간과 침팬지에서 서로 다른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염기서열 구조와 연관된 단백질을 생성하거나 머리카락과 관련된 유전자는 사람에게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독의 의미 이같은 결과는 컨소시엄이 지난번에 발표한 인간과 침팬지간 염기서열이 99% 동일하다는 내용과 상반된 것이다. 단순히 염기서열 구조가 비슷하다는 점보다 유전자를 조절하는 유전체 기능에 차이를 보였다는 사실이 앞으로 침팬지 게놈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번에 해독한 22번 염색체는 인간의 21번 염색체에 해당하는데 치매와 중풍,백혈병 등 20여 가지의 질환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어 의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진화 과정에서 전이성 인자(레트로 바이러스)의 작용이 유전체 구조의 변화를 일으키는 사실도 규명됐다. 박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가 침팬지와 인간이 유전자 구조뿐 아니라 기능이나 활성에서 예상외로 많은 차이가 나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일본측이 절반을 수행했으며 한국측은 8%가량 연구에 참여했다. ◆앞으로의 과제 국제 컨소시엄은 현재 인간 진화의 비밀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으로 생각되는 침팬지 Y 염색체를 해독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한국이 이 프로젝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또한 인간과 침팬지의 구조적 차이를 결정짓는 유전자가 침팬지의 20번 염색체(인간의 19번 염색체)에 가장 많이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염색체의 해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