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高유가 틈탄 얌체상술 '활개'

미국에서 폭등하는 기름 값을 이용한 얌체 상술이 판을 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넘어가자 포르노 업자들이 유가 관련 제목으로 스팸메일을 만들어 보내는가 하면 설문조사를 마치면 1백달러짜리 주유 티켓을 보내주겠다는 광고도 급증하고 있다. 스팸메일 퇴치회사인 클리어스위프트의 그레그 햄튼 부사장은 "최근 하루 동안 들어온 스팸메일을 조사한 결과 5% 이상의 메일 제목에 '가스'나 '가솔린' 같은 단어가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포르노 업자들은 휘발유 가격 폭등에 예민해진 사람들이 스팸메일을 열어보도록 유인하기 위해 그같은 꼼수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휘발유와 전혀 관계가 없는 상품 광고마저도 휘발유를 활용하고 있다. 뉴스 전문 케이블인 MSNBC 홈페이지에 들어온 스팸메일의 한 제목은 '휘발유 가격을 이기자'였다. 제목과 함께 고객을 유인하는 내용은 1백달러짜리 주유 티켓이다. 이 메일을 열면 'saveatthepump.com'으로 연결되고 그곳에는 몇 가지 설문조사만 마치면 텍사코 엑슨 등 주요 정유회사의 휘발유 1백달러어치를 넣을 수 있는 티켓을 받을 수 있다는 문구가 나온다. 그러나 설문조사의 마지막 단계로 들어가면 크레딧 카드 회사나 음악 다운로드 파일 회사에 회원으로 신청해야 한다는 조항에 부닥친다. 유가급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을 현혹하기 위한 이 같은 상술은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