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8일자) 이제는 정부가 화답할 차례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SK 한진 등 주요 그룹들이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 이후 투자확대를 비롯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삼성그룹은 올해 투자를 당초 계획했던 17조4천억원보다 1조9천억원이 증가한 19조3천억원으로 늘리는 등 오는 2006년까지 총 70조원을 신규로 투자한다고 밝혔고,LG그룹 역시 올해 투자를 당초보다 4천억원이 늘어난 9조8천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향후 5년간 주력부문에 50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1천명의 이공계 연구개발 고급인력을 채용하고 연간 1조원대의 협력사 지원을 추진키로 했다. SK그룹은 오는 2007년까지 일자리 9만개 창출이 가능한 15조∼20조원을, 한진은 향후 10년간 15조원 규모를 신규 투자키로 했다. 이 모두 그대로 실현된다면 경제 활성화에 적지않은 효과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들 주요 그룹의 투자확대 계획 발표는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이 중요한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정부와 재계가 허심탄회하게 의견 교환을 하는 것 자체가 상호간 신뢰를 회복시키고 나아가 기업의 투자심리를 되살리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 확대나 신규 고용외에도 이번 세부 계획에서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협력사 지원,나눔경영 실천 등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업들이 그 것이다.한마디로 경제회복을 위한 국가 대표기업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한편으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미래투자에 대한 기업들의 절박한 심정 또한 강하게 느껴진다. 현재의 성장동력이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한 불안감,5∼10년 후 성장동력을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위기감 등이 연구개발 투자확대,연구인력 확보 등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우리 경제의 조속한 활력 회복을 기대한다면 이 보다 더 절박한 것은 없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투자계획들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부딪칠 수 있는 각종 규제 등 장애요인의 제거가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다. 기업들이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내놓기 시작한 만큼 노무현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규제를 과감히 풀겠다"고 한 발언도 원칙 천명에 그치지 말아야 한다. 기업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말 그대로 과감하게 풀어주는 구체적인 결단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가 얼마나 다급한 상황인지를 생각한다면 그것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