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한국은 아주 오른쪽에 있는 나라".. 연세대서 특별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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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7일 "한국에서 뻑하면 '진보는 좌파고,좌파는 빨갱이'라는 것은 한국사회의 진보를 가로막는 암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2시간의 특별강연에서 진보와 보수문제를 언급,"가급적 바꾸지 말자가 보수고,고쳐가며 살자가 진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보수는 힘센 사람이 좀 맘대로 하자,경쟁에서 이긴 사람에게 거의 모든 보상을 주자,적자생존을 철저히 적용하자,약육강식이 우주섭리 아니냐고 말하는 쪽에 가깝다"며 "진보는 더불어 살자,인간은 어차피 사회를 이뤄 살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나,사회를 이루는 한 더불어 살자다.크게 봐서 이렇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처럼 아주 오른쪽에 있는 나라는 더더욱 바꾸지 말자는 기득권 향수가 강할 수 밖에 없다"며 "합리적 보수,따뜻한 보수,별놈의 보수를 갖다놔도 보수는 바꾸지 말자"라고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노 대통령은 "GDP가 3.8% 성장했던 때,경제가 그날로 붕괴하는 것 같은 분위기속에 살았고,실제 그 때문에 경제가 더 살아나지 못했다는 강력한 학설이 있다"며 "(최근의) 경제위기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한국사회를 평가하면서 "한국은 이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갈 정치적 조건이 만들어졌다"며 "강력한 내부의 룰에 따라 철저한 충성과 보상으로 주종관계를 맺고 물질적 명예적 보상을 주면서 외부세계의 보편적 법질서를 유린하는 폐쇄적 특권적인 '조폭문화'를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제가 정경(政經)유착을 끊자고 얘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며 "권언(權言)유착은 끊긴 것 같은데,정언(政言)유착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아직 정부내 권력기관에도 그런 사고의 잔재가 남아있는 부분이 없지 않은데 참여정부가 끝날 때쯤은 다 없어질 것"이라며 "정경유착은 제가 높은 수준의 것은 끊겠지만 정언유착은 국민이 좀 해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권적 문화,즉 조폭문화를 청산하자"며 "대안적 운동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이 대목에서 노 대통령은 "민주주의 권력은 끊임없이 견제받아야 하지만 너무 흔들면 일을 못한다"며 "비판은 적절해야 하고 합리적 근거,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노 대통령은 "우리도 친일잔재 청산은 고민할 문제이며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