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政經.政言 유착 끊자" .. 연세대서 특별강연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우리 정치권력에 남아 있는 '조폭(조직폭력배)문화'를 청산하고 정경(政經)유착과 정언(政言)유착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2시간의 특별강연에서 "여야가 죽기살기로 싸우지 않아도 4년 뒤에 (정권을)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만큼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강력한 내부의 룰에 따라 철저한 충성과 보상으로 주종관계를 맺고,물질적 명예적 보상을 주면서 외부 세계의 보편적 법질서를 유린하는 폐쇄적이고 특권적인 '조폭문화'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정경유착을 끊자고 얘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며 "권언(權言)유착은 끊긴 것 같은데,정언유착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아직 정부 내 권력기관에도 그런 사고의 잔재가 남아있는 부분이 없지 않은데 참여정부가 끝날 때 쯤은 다 없어질 것"이라며 "정부쪽은 내가 책임지겠으니 정언유착은 국민이 좀 해달라"고 말했다. 진보와 보수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가급적 바꾸지 말자가 보수고,고쳐가며 살자가 진보"라며 "한국에서 뻑하면 '진보는 좌파고,좌파는 빨갱이'라는 것은 한국사회의 진보를 가로막는 암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보수는 힘센 사람이 좀 맘대로 하자,경쟁에서 이긴 사람에게 거의 모든 보상을 주자,적자생존을 철저히 적용하자,약육강식이 우주섭리 아니냐고 말하는 쪽에 가깝다"며 "진보는 더불어 살자,인간은 어차피 사회를 이뤄 살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나,사회를 이루는 한 더불어 살자다.크게 봐서 이렇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처럼 아주 오른쪽에 있는 나라는 더더욱 바꾸지 말자는 기득권 향수가 강할 수밖에 없다"며 "합리적 보수,따뜻한 보수,별놈의 보수를 갖다놔도 보수는 바꾸지 말자"라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노 대통령은 "GDP가 3.8% 성장했던 때,경제가 그날로 붕괴하는 것 같은 분위기 속에 살았고,실제 그 때문에 경제가 더 살아나지 못했다는 강력한 학설이 있다"며 "(최근의) 경제위기론에 동의하지 않으며 위기는 언제든지 오지만 잘 관리하고 있어 제가 있는 동안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민주주의 권력은 끊임없이 견제받아야 하지만 너무 흔들면 일을 못한다"며 "비판은 적절해야 하고 합리적 근거,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노 대통령은 "친일잔재 청산은 고민할 문제이며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