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세 어디까지 ‥ 시중 부동자금 채권에만 몰려


내수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3년물) 금리가 연일 연중 최저치(채권값은 연중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채(AA-등급ㆍ3년물) 금리도 연 4%대로 내려앉았다.
유가 상승과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에도 불구하고 내수경기가 살아날 기미도 없고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낮아 채권 '사자 주문'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 바닥을 모르는 채권금리
지표채권인 국고채 3년물은 지난 20일 연 4.43%를 기록한 뒤 줄곧 내려 28일에는 4.23%까지 떨어졌다.


일주일여 만에 0.20%포인트나 급락한 셈이다.


금리 하락 원인은 우선 채권 공급 물량에 비해 시중에 부동자금이 흘러넘친다는 것.
실제로 지난 27일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 채권(RP) 4일물 매각에는 입찰물량(3조원)의 두배에 육박하는 5조7천억원이 몰렸다.


이로 인해 낙찰금리도 콜금리 목표치(연 3.75%)보다 낮은 연 3.70%로 결정됐다.

◆ 내수 부진에 '채권 사자'


경기 회복 조짐을 찾아보기 힘든 것도 금리를 끌어내리는 주요인이다.


경제지표마다 내수 소비와 투자 부진이 갈수록 심해져 저금리 기조를 바꿀 가능성이 희박하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도 최근 "경기 회복에 대한 뚜렷한 신호가 없는 한 미국의 금리 인상과 상관없이 국내 금리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고유가 행진도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철수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유가인상을 콜금리인상 요인이 아니라 경제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금리 반등은 내달 중순께나


국내 채권금리는 당분간 저공 비행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음달 초까지 발표할 예정인 국내외 경제지표가 현재 장세를 뒤집을 만한 변수가 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다음달 중반께부터는 상황 반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대우증권은 "반기 결산을 앞둔 투자기관들이 소극적인 자금 운용으로 돌아서면 채권시장 매수세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