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公 구조조정 시급" ‥ 공자금 3차 특감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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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발표된 공적자금 관리실태 감사결과에 대해 자산관리공사(KAMCO)가 정면 반발,감사원이 강력한 3차 공적자금 특별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히는 등 '공적자금 부실관리'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오용호 KAMCO 신용지원본부장은 28일 "부실채권정리기금(국민부담)이 2천3백32억원을 주고 사온 채권 5조1천7백23억원어치를 공사회계를 이용해 채권 원금의 1.6%인 8백63억원에 매입함으로써 3천억원의 이득을 챙겼다는 감사원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오 본부장은 "부실채권정리기금은 채권매각 이전에 2천1백59억원을 회수했고 추가로 8백63억원을 인수해 매입가격에 비해 1천4백49억원의 이득을 얻었다"며 "감사원이 이상한 시각으로 보고 있어 사실이 아닌 감사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이 돈은 밖으로 빠져 나간 것이 아니라 KAMCO의 이익잉여금으로 계상돼 있으므로 공적자금의 손실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감사원 관계자는 "장물아비가 장물을 잠시 보관하는 것도 범죄다. KAMCO는 헐값에 채권을 사서 거액을 먹은 보편타당하지 않은 수법을 썼다"며 거친 표현으로 반박했다.
2년후 3천억∼4천억원을 회수할 수 있는 채권을 8백63억원으로 평가해 KAMCO가 자체 회계로 매입한 것은 '범죄수준'이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감사원이 이를 지적하자 KAMCO가 3백34억원을 기금에 반환조치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한편 KAMCO는 보루네오가구 채권을 매각하면서 민간과 합작으로 설립한 구조조정회사(CRC)에 1백70억원을 대여해 주고 이자도 못받았다는 지적에 대해 "대여는 일반적인 것이고 회사는 팔아봐야 손실이 얼마인지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내부에서조차 왜곡된 설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AMCO의 다른 관계자는 "공사 돈으로 사온 채권을 팔면서 돈을 받기는커녕 1억3천5백만달러를 출자하고 돈까지 빌려주면서 이자도 못받은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KAMCO가 감사과정에서 비협조적이었던데다 감사 후 강력히 반발하자 감사원은 3차 감사를 강도 높게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하반기 중으로 예정된 감사를 앞당겨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윤철 감사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KAMCO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해 향후 감사가 조직전반의 문제로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
정종호ㆍ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