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캠퍼스 특강] 아이마켓코리아의 '구매혁신'

한국경제신문은 새로운 경영기법을 소개하기 위해 CEO들이 대학원에서 강의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에는 현만영 아이마켓코리아 사장(52)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강의한 '기업과 구매'를 싣는다. 현 사장은 "이익을 늘리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매출 증대보다는 내부 지출을 줄이는 것"이라며 "특히 기업의 구매 시스템을 합리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의 요지다. ◆ 내부 지출을 막아라 =기업이 이익을 늘리는 방법은 매출을 늘리는 것과 비용을 줄이는 것 등 두 가지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비용은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보고 매출을 늘리는 것에만 신경을 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불필요한 비용이 지출되는 것은 무시하고 매출을 늘리는 데만 골몰하는 것은 '깨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 내부 비용을 줄이는 것은 매출을 늘리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이익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다. 선진국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자재 구매에 드는 비용을 5%만 절감해도 매출을 25% 늘린 것과 똑같은 이익 증가 효과가 나타난다. ◆ 기업 구매에 주목하라 =원자재나 소모품을 사들이는 구매 부문은 지출되는 비용이 큼에도 불구하고 중요도가 낮게 평가돼 왔다. 실제로 상당수의 기업들은 구매담당자를 기획이나 마케팅 같은 핵심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잡무직으로 취급한다. 실제 구매업무도 원자재와 소모품이 어떤 시기에 얼마나 필요한가를 분석해 통합적으로 관리하기보다 부문마다 담당자를 따로 두어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구매부문 컨설팅 회사인 A T 커니의 국내 기업 분석자료를 보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구매업무를 통제한다는 기업은 20%에 불과했으며 구매업무를 CEO에게 연 1회만 보고한다는 기업이 45%에 달했다. 심지어 CEO가 구매 업무에 무관심하다는 기업도 6%나 됐다. ◆ 구매 시스템을 갖춰라 =국내 기업들의 상당수는 구매에 대한 관심의 초점을 비용 절감에만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업체들을 공급자 입찰에 참여시켰고 가장 낮은 단가를 제시하는 업체를 공급업체로 선정해 왔다. 경쟁입찰에 의한 비용절감은 일견 효율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나치게 공급업체가 많아져 관리가 어렵고 낮은 가격 때문에 공급이 불안하다면 입찰을 통해 자재의 가격을 낮추더라도 운영비용이 더 들어갈 수 있다. 이제 기업의 구매는 비용뿐 아니라 업무 효율화, 투명성의 제고,위기시 원자재의 안정적인 조달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 공급사까지 포함한 자원이용(SCM)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공급자들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물류, 비용결제, 재고, 세금계산서 등이 한꺼번에 통제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 SCM간의 전쟁 =이미 GE, 델컴퓨터 등 글로벌 기업은 강력한 SCM을 갖춰가고 있다. GE는 SCM 혁신 작업을 벌여 총 구매 금액 60억달러의 15.6%에 해당하는 9억6천만달러의 원가를 절감했다. 델컴퓨터 역시 2백4개에 달하는 공급업체를 33개로 줄이는 등 SCM 혁신 작업을 벌여 32일에 달하던 평균 재고 기간을 6일까지 단축시켰다. 이제 기업간 경쟁은 단일 기업의 경쟁이 아닌 원자재 공급사를 포함한 큰 개념의 기업인 SCM간의 싸움이 됐다. 아무리 단위 기업의 전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공급사 관리가 되지 않으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국내 기업들도 이제는 구매혁신에 눈을 돌려야 한다. 구매혁신을 통한 비용절감 능력을 키워야 한다. 정리=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 아이마켓코리아는 기업의 각종 소모성 자재와 건설 건자재의 구매를 대행하고 구매 제반 사항을 컨설팅해 주는 인터넷 마켓플레이스 업체로 2000년 10개 삼성 관계사가 출자해 설립했다. 설립 초기에는 삼성그룹의 구매대행을 위주로 사업을 했으나 아이마켓코리아를 통한 구매의 장점 및 효율성이 알려지면서 해태제과 동국제강 보루네오가구 우리은행 등 4백여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아이마켓코리아를 활용하고 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지난해 1조5천5백억원의 거래액(매출 규모 5천6백억원)을 기록, 국내 인터넷 마켓플레이스중 1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