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수수료 반값만 받아요" ‥ 부동산업소들 할인경쟁

극심한 주택경기 침체로 아파트 거래 건수가 급감하자 일부 중개업소들이 생존을 위해 수수료 할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 31일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 인근에는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50% 인하한다'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대치 대청 개포주공 등 강남구 개포동 일대 아파트를 거래하는 S부동산이 이 현수막을 설치했다. S부동산 관계자는 "특수한 개인적 사정이 있어서 주변 중개업소들에 양해를 구하고 수수료 인하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중개수수료를 인하하는 업소는 작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울 노원구 지역 일부 중개업소들은 지난해 단체로 중개수수료를 30∼50% 인하하기도 했다. 중개업계에서는 공개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할 경우 주변 업소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게 일반적이다. 강남구 송파구 노원구 등 공동 중개가 일반화된 지역에서 개별 업소가 수수료를 인하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여건이 최악으로 치닫자 일부 중개업소들이 이를 무릅쓰고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S공인 관계자는 "사무실 운영비도 건지지 못하는 중개업소가 허다하다"며 "오죽하면 왕따를 무릅쓰고 수수료 인하에 나서겠느냐"고 말했다. 비공개적으로 수수료를 깎아주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양해근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 실장은 "중개수수료의 경우 수수료율 상한선만 정해져 있어 수수료를 깎아주는 게 불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