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살빠지는 생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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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흡연여성 잔혹사'라는 책이 화제거니와 만일 '다이어트 여성 잔혹사'가 출간된다면.반향은 훨씬 클지 모른다.
다이어트에 얽힌 비화는 담배로 인한 일에 비할 바 아닐 테니까.
손가락에 감기만 하면 된다는 반창고에 속은 일부터 여학생들의 설사약 과다 복용,'운동해서 뺐다''수술했다'로 시끄러웠던 이영자 사건까지.
비만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요인은 달고 기름진 음식,과식,과음,패스트푸드,운동 부족,수면 과다 등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적인 다이어트 전략으로 '설탕과 지방 소금 덜 먹기,야채 많이 먹기,열심히 운동하기'를 내놓은 건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미 연방정부 섭식지침 자문위원회 또한 살을 빼려면 '생선과 섬유질은 더 먹고,흰빵같은 정제곡류는 줄이고,하루 30분 이상 운동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식사조절과 운동에 의한 다이어트는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먹을 걸 줄이고 꾸준히 운동한다는 건 엄청난 자제력과 피땀을 요구하는 탓이다.
많은 이들이 식욕을 억제하거나 먹은 뒤 지방흡수를 방해하는 약물에 기대거나 심지어 지방흡입술 내지 위절제술도 시도하지만 그것조차 요요현상 때문에 고생만 하고 마는 수가 허다하다.
때문에 각국에선 어떻게든 덜 힘들고 요요현상도 적은 다이어트법을 찾느라 애쓴다.
뒤축을 15도 각도로 잘라 평지에서도 등산하는 것같은 효과를 내 배가 들어간다는 '다이어트 신발'도 그 중 하나다.
'비만억제용'쌀(고아미2호)이 시험재배되고 있다는 가운데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이 한약재에서 비만조절 물질을 추출했다는 소식이다.
경희대 한의과대에선 비만조절 약주(알코올 13%,少少笑)'를 개발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비만은 고지혈 고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 각종 질병의 주범으로 여겨진다.
WHO에 따르면 비만이 세계인구의 사망원인 56%를 차지한다고도 한다.
부작용 없이 먹기만 하면 날씬해지는 식품이나 약이 나오면 얼마나 좋으랴.이번 식품개발연구원의 개발품은 특히 복부비만에 좋다니 솔깃하기만 하다.
아무리 그래도 건강한 몸짱을 만들려면 평소 부지런히 운동하는 게 우선이겠지만.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