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中企대출에 인색하다 ‥ 대출잔액 제자리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지만 올들어 상당수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대출을 늘리는데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와 중소기업의 부실위험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대기업 대출 쪽으로 자산운용 방향을 튼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작년 말 28조7천여억원이었던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지난달 말 29조4천억원으로 2.2%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대기업 대출잔액은 4조91억원에서 4조6천1백70억원으로 15.2% 늘어났다. 한미은행은 대기업대출을 1조9천2백74억원에서 5.0%(9백69억원) 늘리는 사이 중소기업대출은 오히려 9조3백95억원에서 0.3%(2백43억원) 줄였다. 조흥은행 역시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21.2%에 달한 반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0.8%에 불과했다. 올들어 대출 영업을 공격적으로 펴고 있는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각각 13.3%, 11.0%였지만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각각 4.7%와 8.73%에 그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들이 직원 실적평가에서 외형증가보다는 부실감축 실적을 중시하고 있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며 "가계와 중소기업에 대한 부실 우려가 계속되는 한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은행은 대기업 대출을 3조7천4백11억원에서 3조7천2백46억원으로 1백65억원(0.44%)을 줄이고 중소기업대출은 38조4천6백70억원에서 8천1백93억원(2.1%) 늘려 다른 은행들과 대조를 보였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