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중진 "설 자리가 없네"

"이러다가 중진들이 설 자리가 없는 것 아냐?" 열린우리당 중진 의원들이 최근 이같은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 당내 의석의 70% 이상을 초선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중진들이 '치인다'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밤 김근태 전 원내대표를 비롯 이해찬 문희상 유인태 장영달 이호웅 의원 등 중진들이 저녁식사를 함께 한 자리에서도 똑같은 불만이 흘러나왔다. 한 참석자는 "과거와 같은 중앙당의 통제가 없어진 상황에서 초선이 1백8명이나 돼 질서가 잡히지 않았다"며 "중진들이 제대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자기비판이 나왔다"고 전했다. 한 중진은 최근 당 운영에서 중진들이 사실상 배제된 것에 서운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3선의 한 의원은 "초선 의원들끼리 힘을 모으면 초선 대통령 후보까지 낼 수도 있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군기를 잡겠다면 물어뜯어 버리겠다"는 한 초선 의원의 '경고성 발언' 이후 잠잠히 지내던 열린우리당 중진들.앞으로 초선들에 맞서 어떤 목소리를 낼지 주목된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